제1야당 대표 국회 단식농성 중대국면 돌입
김진태 "4일도 띵하던데, 할만큼 하셨다…
몸 먼저 챙겨야 싸울 수도 있지 않느냐" 호소
장동혁 "국민들 향한 것" 단호히 이송 거부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0일 오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 단식농성장을 찾아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 촉구 단식 6일차를 맞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단식투쟁 선배'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6일차에 돌입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격려 방문했다. 응원차 찾았던 김 지사는 장 대표의 상태에 탄식과 함께 한숨을 거듭 내쉬며 간곡히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하지만 꿋꿋이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장 대표는 심야부터 산소포화도가 위험수치에 달해 긴급조치에 돌입했다. 제1야당 대표의 '쌍특검법' 관철 단식 농성이 중대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김진태 지사는 20일 저녁 6시 무렵 강원도에서 올라와 국회본청 로텐더홀의 장동혁 대표 단식 농성장을 직접 방문했다. 김 지사는 장 대표와, 곁에서 동조 단식 중인 김재원 최고위원과 차례로 악수를 나눈 뒤, 접이식 의자를 펼쳐 장 대표와 마주 보고 앉아 걱정스러운 눈길로 상태를 살폈다.
김 지사는 "내가 4년 전에 단식을 해보지 않았느냐. 이것은 오래 하면 안된다"며 "그 때 내가 3박 4일 하고서도 띵하던데, 5박 6일째면 할만큼 하셨다. 나중에 후유증도 생기고 큰일 난다. 이 정도 하시라"고 만류했다.
아울러 "그 때 나는 텐트 안에도 들어가 있고 그랬는데, 이렇게 다 오픈되고 온갖 사람들이 다 보는데서 힘들어서 어떻게 하느냐"라며 "저쪽 (민주당) 친구들은 눈도 하나 깜짝 안할 것이다. 이 사람들……"이라고 분개했다.
실제로 김 지사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억울한 컷오프를 당하자, 국회의사당 앞에 천막을 쳐놓고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3박 4일 간의 단식 끝에 김 지사는 부당한 컷오프 결정을 철회시키고 경선 기회를 얻어, 당당히 도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김 지사가 당시 단식의 어려움을 회상하며, 장 대표를 염려한 셈이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말하는 동안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더니 "(이 단식은) 민주당을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국민들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나지막히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그래도 이것은 좀 아닌 것 같다. 몸을 먼저 챙겨야 싸울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며 "우리가 지방에서도 힘내서 더 열심히 할테니까, 우리 대표는 이 정도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재차 만류했다.
장 대표는 자신을 염려해주는 김 지사의 눈길이 느껴졌음인지 김 지사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테이블을 내려다보며, 그러나 결연한 목소리로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장 대표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고, 그만하라는 말씀도 하시고, 병원에 들어가라는 말씀도 하시는데, 시작했으니까 조금 더 해보겠다"며 "당을 생각해주시고, 또 나를 생각해주시는 말씀은 내가 진짜 잘……"이라고 채 말을 끝맺지 못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20일 오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 단식농성장을 찾아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 촉구 단식 6일차를 맞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거듭된 만류에도 장 대표가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거둬들이지 않자, 김 지사는 혀를 차며 장탄식을 거듭했다. 장 대표는 김 지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화제를 돌려 과거 20대 국회 때를 회상했다. 당시 김진태 지사는 재선 의원으로 법사위 소속이었으며, 장 대표는 국회 파견 판사였다.
장 대표는 "내가 국회에 와서 지사가 법사위에 있을 때 뵈었을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정치가 됐었다. 힘들지만 대화도 좀 됐었다"라면서도 "법사위만 해도 누구라도 반대하면 서로 협상을 하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정치가 완전히 사라졌다. 소수야당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김 지사도 "지금은 (정치가) 완전히 실종됐다"며 "여기 와서 우리 대표를 챙겨야 할 창구(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가 사표 내고 강원도에 온다고 그런다. 할 말이 없다"고 혀를 찼다.
6분여 간의 방문을 마치고 김 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마지막으로 다시 한 차례 간곡하게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김 지사는 "하여튼 나는 더 하시라고는 절대 말 못 드리겠다. 큰일 난다"며 "남은 사람들이 더 힘내서 싸울테니까, 그 정도만 하셨으면 좋겠다"고 거듭 만류했다. 이에 장 대표는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알겠다.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일어나면서 한 손 아닌 두 손을 맞잡고 굳게 흔들었다. 김 지사의 격려 방문이 고마웠음인지 장 대표는 목소리도 잘 안 나올 정도로 힘든 와중에도 90도에 가깝게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김 지사가 돌아간 뒤 이날 밤을 준비하던 장 대표의 상태는 김 지사의 우려대로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이 의료기관 긴급 이송을 권고했으나 장 대표가 단호히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장 대표는 산소포화도가 위험수치 아래로 낮아져, 의료용 산소발생기를 활용해 단식 현장에서 긴급 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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