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前 간부들, '한국근우회' 정치권 가교 지목
이희자 회장 40년 집권…정치권 폭넓은 인맥 형성
여야 정치인 고액 후원 보도…합수본 조사 가능성
신천지 "근우회 위장조직이라는 내용 사실 아냐"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연합뉴스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여성단체인 한국근우회가 신천지와 정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합수본이 해당 의혹의 관계자로 수사망을 좁혀갈지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최근 신천지 전직 간부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신천지 2인자'였던 고모 전 총회 총무와 이희자 한국근우회장을 중심으로 신천지가 정치권과 관계를 쌓아왔다는 관계자 진술과 통화 녹음파일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탈퇴자들 사이에서도 근우회가 신천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합수본은 신천지가 한국근우회를 정치권 로비 창구로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을 전해졌다.
한국근우회는 1927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 여성단체인 근우회를 모태로 1882년 신설된 단체다. 회원수가 50만명에 이르는 이 단체를 40년 넘게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정치권과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근우회는 이 회장이 지난 2019년 신천지에 입교하며 관계가 깊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장은 2023년 12월 한국근우회 96주년 기념행사에서 신천지 교리를 떠올리게 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축사로 거론하기도 했다.
신천지 탈퇴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이 회장은 유력 정치인을 여럿 소개해주며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게 신임을 얻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11월 이 총회장과 함께 찍힌 사진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당시는 이 총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난 직후다.
이 회장이 신천지와 국민의힘 측의 가교 역할을 한 구체적 정황들도 확인되고 있다. 합수본은 최근 이 회장이 20대 대통령 선거를 약 두 달 앞둔 2022년 1월 서울 마포구 소재 식당에서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만난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이 회장이 여야 의원들에게 고액을 후원했단 의혹도 제기됐다. TV조선은 이 회장이 2017~1019년 노웅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총 1500만원을, 2022~ 2023년 박성중 당시 국민의힘 의원에게 총 1000만원을, 2023~2024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총 1000만원을 각각 후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합수본이 조만간 이 회장을 상대로 신천지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개입했는지 등 정교유착 의혹과 관련한 의혹 전반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천지는 한국근우회가 정치권과 가교 역할을 했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신천지 측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이 회장은 신천지 성도가 아니고, 과거 성도였던 적도 없다"며 "한국근우회가 신천지의 위장조직이라는 내용 또한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나아가 "근거 없는 증언과 추측에 의존해 근우회를 '신천지 위장조직'으로 단정해 특정 개인과 단체를 신천지와 연계된 것처럼 왜곡·프레이밍한다"며 "이는 객관적 사실이나 검증된 자료 없이 가교 역할, 방증 등의 표현을 사용한 자의적 해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근우회의 정교유착 연루 의혹에 정치권에선 통일교·신천지 특별검사법 처리를 촉구하는 요구도 제기됐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 등 특정 종교 세력이 위장 단체인 한국근우회를 앞세워 정치권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공공기관인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국정 전반에 깊숙이 침투한 정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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