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시제품 계약 목표…미 육군 M777 대체 사업 본궤도
차륜형 플랫폼에 K9 기술 결합...자동장전·지속사격 능력
라인메탈·엘빗 등 글로벌 격돌...탄약 묶은 현지화 승부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육군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 제안할 차륜형 K9A2 자주포의 모형.ⓒ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 육군의 차기 자주포 도입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현지화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7월 시제품 계약을 목표로 사업 일정이 구체화되며 K9 계열 자주포를 앞세운 한화의 미국 방산 시장 공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 육군은 현재 운용 중인 M777 155㎜ 견인포를 대체할 차륜형 자주포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 육군은 다음 달 시제품 제안요청서(RFP) 최종안을 공개한 뒤 7월 시제품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2028년부터 최대 600대 규모의 양산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사업은 기동성을 강화한 차륜형 자주포를 도입해 기존 견인포와 궤도형 자주포 사이의 전력 공백을 메우는 것이 목적이다. 미 육군은 경량화와 기동성을 전제로 미국산 탄약과의 완전한 호환성과 높은 수준의 장갑 방호력, 미국 내 생산 체계를 핵심 요구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선 스트라이커 여단전투팀의 M777 견인포를 대체하고 이후 기동 여단전투팀과 보병 여단전투팀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미 육군의 M109A7가 에이브람스 전차, 브래들리 장갑차와 운용되는 것과 달리,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운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경량화가 필수”라고 분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에 맞춘 차륜형 K9A2를 제안하고 있다. K9A2의 자동장전 포탑을 ‘8×8 차륜형 플랫폼’에 탑재한 솔루션이다. 미 육군이 요구하는 사거리와 정밀도, 기동성, 지속 사격 능력을 동시에 충족한다는 전략이다. 자동화된 탄약적재·장전 시스템을 통해 분당 최대 발사속도가 기존 6발에서 9발 이상으로 늘어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회사는 자주포와 함께 모듈형 추진장약(MCS) 현지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한화 MCS는 스마트 팩토리 기반 생산 공정을 통해 품질 일관성과 생산 효율성을 확보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규격 155㎜ 탄약과의 호환성도 갖췄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155㎜ 탄약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화는 MCS의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탄약 공급망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조건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력 경쟁 후보로 거론된다. K9 자주포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며 성능과 양산 능력을 검증받았다. 이와 함께 폴란드·호주·이집트 등에서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병행한 경험도 갖췄다. 납기 준수와 대량 생산 역량은 미 육군이 중시하는 요소다.
한화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미국 내 생산 기반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주포와 탄약을 포함한 현지 생산 체계를 염두에 두고 공장 부지 선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초기에는 국내 생산 물량을 공급하되 계약 체결 이후 단계적으로 미국 내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쟁 역시 치열하다. 독일 라인메탈과 KNDS, 이스라엘 엘빗시스템즈, 미국 BAE시스템즈 등 5곳 이상의 글로벌 방산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경쟁사는 차륜형 자주포 운용 실적이나 대규모 양산 경험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무기 수주를 넘어 미국 방산 시장 내 입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에서 첫 조(兆) 단위 방산 계약을 확보하게 되며 한화그룹의 미국 방산 포트폴리오도 입체화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미국 내 MCS 공장 부지를 선정하기 위한 조건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 측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업자 선정을 올 7월 한다고 하는데, 공식 공문을 받게 되면 이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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