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공에서 대통령이 된 두 남자' 李·룰라,국빈 만찬 후 치맥 회동까지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2.24 04:00  수정 2026.02.24 04:00

李대통령 "비슷한 삶 궤적…오랜 동지 같아"

룰라 브라질 대통령 "형제처럼 느껴진다"

국빈 만찬 뒤 靑 상춘재 '치맥' 친교 일정도

이재명 대통령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 방한 환영 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한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어린 시절 소년공으로 일했다는 공통점을 언급하며 우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청와대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국빈 만찬"이라며 "이런 뜻깊은 시간을 평소에 참으로 존경해왔던 지도자이자 나의 친구, 동지, 아미고(amigo)인 룰라 대통령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아미고'는 브라질 공식 언어인 포르투갈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정치의 길에 들어선 이후 나와 룰라 대통령님의 정치적 여정, 그리고 인생 역정이 참 닮아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원고에는 없는 말이긴 한데, 우리 룰라 대통령과 제가 만난다고 하니깐 '소년공들의 만남이다' 이렇게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께서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소년공으로 노동현장에서 삶을 시작했다. 어린 소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현장 노동자로서의 뿌리는 변함없는 자부심으로 남아있다"며 "고단했던 어린시절을 지나오며 누구보다 절실하게 공정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몸으로 배운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열망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렇게 비슷한 삶의 궤적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룰라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치 오랜 동지를, 또 친구를 만난 것처럼 참으로 반가웠다"며 "저와 룰라 대통령이 오랜 친구처럼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것처럼, 양국 국민들도 물리적 거리를 극복한 채 서로 깊이 교류하며 신뢰의 마음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했다.


룰라 대통령도 답사에서 "인생 경로를 알고 나서부터 우리가 형제처럼 느껴진다"며 "전통적인 정치가들은 우리가 대통령이 되리라고 생각지 않았고, 우리는 쫓겨 다녔으나 꿋꿋이 우리의 길을 갔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그것은 브라질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겠다는 포부였고, 민중의 집단 동원이 정당하지 않은 구조를 변경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과 사회정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고, 증오 대신 우리는 희망을 제시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부인 잔자 룰라 다 시우바 여사 국빈 방한 환영 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만찬에는 이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룰라 대통령의 배우자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가 함께 맞춤 한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복 가게에서 함께 구입한 옷감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이날 만찬 메뉴는 브라질식 망고 살사를 곁들인 대게 샐러드와, 브라질식 바비큐, 한식양념갈비, 브라질 너트 견과류 조림 등 한국과 브라질 문화의 화합을 보여주는 메뉴로 채워졌다고 강유정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특히 브라질식 소고기 꼬치 요리인 슈하스코 바비큐에 착안해 유명 예능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2'에 출연한 유용욱 셰프가 선보인 현대적인 갈비 바비큐 요리가 눈길을 끌었다. 건배주로는 브라질 국민주류인 까샤사를 활용한 칵테일이 준비됐다.


만찬 공연에서는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과 국악인 유태평양이 판소리 '수궁가'를 흥겨운 재즈로 재해석한 '토끼 이야기'를 선보였고,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이 양국 정상의 공통 경험인 노동자를 상징하는 민중가요 '사계'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만찬 이후 양국 정상 부부는 청와대 상춘재에서 치맥 회동을 통한 친교를 이어갔다. 브라질산 닭고기로 만든 한국식 치킨과 브라질 닭요리가 생맥주와 함께 곁들여졌고, 양국 정상 부부는 한국과 브라질 두 나라의 화합을 한마음 한뜻으로 기원했다고 강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만찬에는 양국 정부 인사들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과 노동계·학계·문화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친교 행사가 이뤄진 상춘재에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마련한 선물이 전시됐다.


강 대변인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호작도를 비롯해 한국 화장품,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삼성 휴대폰, 미용기기, 반려견 용품 외에도 김혜경 여사가 직접 쓴 요리책 '밥을 지어요'가 룰라 대통령 부부에게 전해졌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만찬과 친교 일정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브라질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재차 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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