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상반기 직판제 도입
가격, 프로모션 등 일원화…영업 딜러 역할은 축소
벤츠 "오랜 설득 끝 합의 마쳐" vs 딜러사 노조 "통보만 받아"
디 올 뉴 일렉트릭 GLC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수입차 업계의 오랜 관행이었던 ‘딜러 간 가격 경쟁’ 구조를 걷어내고 직판제 도입에 나선다. 다만 전국 판매망을 맡아온 딜러사와의 합의 여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면서 시행 초기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금속노조 서울지부 수입자동차지회 관계자는 상반기 중 시행 예정인 벤츠코리아의 직판제와 관련해 “본사와 합의를 마치지 못했다”며 “벤츠로부터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을 뿐 딜러들과 충분한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직판제’는 벤츠가 도입하는 새로운 판매 방식 ‘리테일 오브 더 퓨처’를 의미한다. 기존 11개 딜러사별로 상이했던 재고 확보 및 가격 책정 구조를 본사 중심으로 통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비자는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에 차량을 구매하게 되고, 개별 딜러 간 할인 경쟁은 사라진다.
벤츠코리아는 판매방식의 변화를 통해 가격 투명성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대리점은 판매 마진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브랜드 경험과 고객 상담, 서비스 중심 공간으로 역할이 재정의된다.
이는 앞서 테슬라가 도입한 온라인 직판 모델과 유사하다. 폴스타 역시 직판 체계를 운영 중이며, 레거시 브랜드 중에서는 혼다가 국내에서 유사 모델을 도입한 바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전반에서 유통 구조 효율화를 위한 에이전시 모델 전환이 확산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문제는 판매 현장이다. 전국 곳곳에서 차량을 흥정하던 딜러들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기 때문이다. 영업직 역할 축소가 불가피하고, 일부 인력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벤츠코리아는 “딜러사와 오랜 기간 충분히 대화를 나눴고 판매 방식 변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고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고객 만족도와 가격 투명성, 서비스 일관성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직판제가 곧바로 전시장 수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대신 기능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판매 중심 공간에서 브랜드 체험·상담·시승·서비스 중심 공간으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다만 벤츠의 전국 딜러망 규모가 큰 만큼 제도 안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년 반복돼온 딜러사 노조 파업에 직판제 이슈가 더해질 경우 파열음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성패는 소비자 반응에 달렸다는 평가다. 가격 협상이 사라지면서 할인 기대 심리는 낮아질 수 있지만, 대신 예측 가능한 가격과 일관된 서비스가 자리 잡을 경우 브랜드 신뢰도는 높아질 수 있어서다. 반대로, 갑작스런 판매방식 변화가 브랜드 충성도를 낮추고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직판제는 판매량 확대 전략이라기보다 유통 효율과 브랜드 통제력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며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고객 경험 개선을 얼마나 빠르게 체감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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