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하운드13에 미지급 MG 잔금 입금
계약 미이행 부담 덜고 협상 주도권 유지
드래곤소드 향방 안갯속…리브랜딩 시급
양측 법적 소송보다 전략적 합의 도출 예상
웹젠이 퍼블리싱하고 하운드13이 개발한 오픈월드 RPG '드래곤소드'.ⓒ웹젠
게임 '드래곤소드'를 두고 대립을 이어오던 웹젠과 하운드13이 대화 국면에 진입했다. 웹젠이 미지급했던 미니멈 개런티(MG) 잔금을 입금하며 '지급 불이행'이라는 급한 불은 껐으나, 경영권과 퍼블리싱 향방이라는 핵심 쟁점이 남은 상황에서 서비스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운드13은 지난달 27일 웹젠으로부터 MG 잔금을 수령했다. 해당 금액은 당초 출시 조건에 맞춰 지정된 기일에 지급돼야 했던 잔액이다.
하운드13은 이번 잔금 입금이 곧바로 계약 관계의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운드13 측은 "이번 입금으로 (퍼블리싱) 계약 해지가 자동으로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조치로 웹젠이 이후 정리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화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생각하며, 저희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웹젠 단독으로 환불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 즉시 서비스가 재개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운드13은 지난달 13일 MG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드래곤소드 웹젠에 드래곤소드 퍼블리싱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운드13은 웹젠이 MG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마케팅 역시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웹젠은 MG 잔금을 지급하더라도 안정적인 서비스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하운드13이 추가 투자 협의 중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게임 결제액 전액 환불을 단독 추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의 본질을 단순 정산 문제가 아닌 지배구조 갈등으로 보고 있다. 웹젠은 지난 2024년 300억원을 투자해 하운드13 지분 25.64%를 확보한 2대 주주다. 하운드13에 따르면 웹젠은 신규 투자금으로 과반수 지분을 확보해 하운드13을 자회사로 만드는 내용을 추가 투자조건으로 제시했다.
웹젠 입장에서는 이미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개발사의 재무 불안과 서비스 지연을 방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자금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직접 관리하는 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논리다.
반면 하운드13은 웹젠의 제안이 사실상 '적대적 인수'에 가까운 것으로 판단해 반발하고 있다. 웹젠이 제시한 추가 투자 조건이 과반 지분을 요구하면서도, 발행가액을 기존 투자 단가의 수백 분의 일 수준인 액면가로 책정해 수용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양측이 대화 테이블에 앉았음에도 드래곤소드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서비스 유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웹젠이 결제액 전액 환불을 결정하면서 게임의 대외 신뢰도는 이미 훼손됐다. 이용자 데이터베이스와 서비스 권한이 퍼블리셔인 웹젠 측에 있는 구조라면, 하운드13이 독자 서비스를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
설령 웹젠과 다시 손을 잡더라도 대대적인 리브랜딩이나 콘텐츠 개편, 추가 마케팅 투입이 병행되지 않으면 시장 신뢰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MG 지급을 웹젠의 전략적 후퇴이자 협상력 유지를 위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잔금을 지급함으로써 계약 미이행 책임 부담을 덜고, 협상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다만 양측 모두 법적 분쟁보다는 전략적 합의를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웹젠은 퍼블리셔로서 대외 신인도 추락이 부담스럽고, 하운드13은 중소 개발사로서 장기 소송을 버틸 여력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웹젠이 보유한 하운드13 지분 정리, 제3의 투자자 유치를 통한 지분 구조 재편, 퍼블리싱 권한 조정 등 현실적 절충안이 도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양사가 극적 합의를 통해 퍼블리싱 계약 관계를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이미 신뢰가 어긋난 상황에서 2대 주주로서 과거처럼 추가 협력을 모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대형 퍼블리셔의 자본 논리와 개발사의 가치가 충돌한 사건"이라며 "드래곤소드의 생존 여부는 양사가 얼마나 신속하게 합리적인 지분 합의안을 도출하는가에 달렸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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