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고 33조 ‘사상 최고치’
롤러코스터 장세에 반대매매 공포 확산
당분간 변동성 장세 불가피…손실 주의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빚투’에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AI 이미지
“육천피(코스피 6000) 시대 즐기려고 했는데…등락폭이 크니 두렵다. ”
“미국·이란 전쟁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전쟁 리스크가 남아있어 살 떨린다. ”
순항하던 국내 증시에 ‘미국·이란 전쟁’이라는 걸림돌이 나타났다.
증시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이른바 ‘물타기’를 위해 실탄 확보에 나섰던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들은 강제 청산 위험에 놓여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4일 기준 33조197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잔고는 올해 1월 27일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 뒤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의미한다.
이에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는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단기간 급락과 급등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자 반대매매 공포가 커진 상황이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미수거래자가 기한 내 대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고객 동의 없이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것으로, 담보 잡힌 주식의 가치가 급락할 때 발생한다.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현재 증시 상황을 고려하면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달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와 코스닥은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지난 3일과 4일 양일 동안 각각 18.43%(6244.13→5093.54), 17.97%(1192.78→978.44) 급락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코스피(-12.06%)와 코스닥(-14.00%)이 나란히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의 경우 미국 9·11 테러 직후였던 2001년 9월 12일(-12.02%) 이후 25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전일(5일) 중동 사태의 조기 종료 기대감과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코스피가 9.63%, 코스닥이 14.1% 오르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 상승률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코스닥 상승률은 2008년 10월 30일(11.47%) 이후 약 17년 4개월 만에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추가 하락장이 그려질 수 있는 만큼, 빚투 개미들이 반대매매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불거진 이란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지수 조정 충격으로 일단락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중심을 잡고,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패닉셀(공황매도)·강제 청산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매매는 투자자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기에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거래를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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