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합격 통보 4분 만에 취소 문자…法 부당해고 판단, 왜? [디케의 눈물 357]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3.05 16:45  수정 2026.03.05 16:46

핀테크 기업, 채용 통보 4분 뒤 취소 메시지 전송…法 부당해고 판단

법조계 "근로계약, 근로 제공 없어도 당사자 간 의사합치하면 성립"

"문자메시지 내용서 채용 의사 및 승낙 명확히 드러내면 성립 근거"

"5인 미만 사업장이면 서면 해고 통지·구체적 해고 사유 필요 없어"

서울행정법원·서울가정법원 ⓒ데일리안DB

지원자에게 합격을 통보한 지 4분 만에 구체적인 설명 없이 문자메시지로 채용 취소를 통보한 회사의 행위는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조계에선 근로계약은 당사자 간 ​의사합치와 채용 내정 여부에 따라 성립한다며 메시지 내용이 채용 승낙을 명확히 드러내면 ​근로계약 성립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부당해고가 인정될 경우 구제 범위도 넓다며 해고가 없었다면 받았을 임금을 민법상 원상회복 원칙에 따라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는 최근 핀테크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채용취소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24년 A사는 글로벌 전략 업무에 지원한 B씨를 두 차례 면접한 뒤 합격 통보를 보냈다. 문자는 '연봉 1억2000만원, 내주 월요일부터 출근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후 4분 만에 B씨에게 "채용을 취소하겠습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이후 B씨는 채용취소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고 지노위가 이를 인용하자 A사는 판정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상시 근로자 수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B씨 사이에 근로계약이 성립했다고도 볼 수 없다는 취지였다. 중노위가 이를 기각하자 행정법원에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재심 판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A사의 자회사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고 인력을 중복으로 고용한 점 등을 근거로 전체 상시 근로자 수가 최소 16명 이상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A사가 채용 절차를 걸쳐 B씨에게 합격 또는 채용 내정을 통지함으로써 이미 양측에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했다"며 "(근로계약 관계 성립 시) 채용을 취소하려면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사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구체적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AI 이미지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근로계약은 '근로 제공-임금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사법상 계약​이므로, 원칙적으로 ​서면 작성이나 현실의 근로 제공이 성립요건은 아니고​, 당사자 간 ​의사합치(청약·승낙)​가 있으면 성립할 수 있다"며 "문자메시지 등의 내용이 채용(입사) 의사와 승낙을 명확히 드러내면 ​근로계약 성립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못했더라도 사용자 측 사정으로 근로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근로관계는 성립했고 근로자 지위가 인정된다'는 판단례가 존재한다"며 "다만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서면으로 해고 통지를 하지 않아도 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일 경우 민법에 따라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밝혔는지가 결론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성우 노무사(직장갑질 119)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채용 내정이 성립했는지 여부'이다. 노동법상 채용 내정은 최종 합격 통보와 함께 '언제부터 일하자'는 정도의 의사 합치가 이뤄지면 성립하는 개념"이라며 "문자·카카오톡·이메일은 물론 구두 합의라도 입증이 가능하다면 근로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본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당해고로 인정될 경우 구제 범위도 넓다.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기본 취지는 '복직'과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지급' 두 가지"라며 "해고가 없었다면 받았을 임금을 원상회복 원칙에 따라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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