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통합추진위' 구성했지만
'선거연대' 두고선 입장 엇갈려
김남국 "曺 어디 출마하느냐에 달려"
불쾌한 혁신당, '호남경쟁' 불 지필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여권의 연대 움직임이 빨라지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각각 '연대·통합'을 위한 추진 기구를 설치하며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다만 민주당은 전면적인 '선거연대'에는 선을 긋고 있는 탓에 혁신당의 요구와는 거리가 멀다. 조국 대표의 출마 지역에 따라 선거연대 정도가 결정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혁신당은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5일 범여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혁신당은 각각 '연대·통합 추진준비위원회' '국힘제로연합추진위원회'를 설치했다. 명칭은 다르지만, 모두 지방선거 이후 통합·연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기구다. 양당은 합당을 위해 소통을 이어갔지만, 민주당에서 합당을 두고 내홍이 불거지면서 모든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로 순연됐다. 이에 따라 당초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 있던 '지방선거 연대'가 당면 과제가 됐다.
합당 사태 당시 민주당 일부에선 혁신당과 합당하면 광역단체장 공천 안배를 해줘야 한다는 의심이 터져나왔고, 이는 내홍에 기름을 부었던 탓에 당내에선 '선거연대'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에 '통합·연대'라는 가치를 내세웠지만, '선거연대'를 요구한 혁신당 입장에선 "정확한 연대의 의미를 밝혀야 한다"고 줄곧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이 4일 조승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통합추진위를 발족하면서 '선거연대'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전면적인 선거연대를 위한 통합추진위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추진위가 혁신당뿐 아니라, 다른 정당·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활동도 담당하기로 하면서 '연대'의 정의가 불명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수현 전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추진위는 혁신당과의 선거연대까지 논의되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모두 포함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당뿐 아니라 제정당,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 활동을 주로 담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연대를 포함한 논의뿐 아니라 전체적인 연대·통합을 이뤄내기 위한 주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연대는)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필요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일부에선 아직도 혁신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는 만큼, 지도부 입장에선 전면적인 선거연대를 공식화하기엔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 총선과 달리 광역단체장 외 기초단체장 등 출마자가 많은 지방선거 특성상 선거연대는 사실상 불가능해 '선택적 연대' 즉, 접전 지역의 단일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선거 막바지까지 3자(민주당·국민의힘·혁신당) 구도에서 경쟁이 치열할 경우, 범여권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솔직히 국민의힘 제로를 만들려면 대구·부산 등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민주당 내에서 합당 논란이 커진 것도 호남에서 혁신당과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겠다는 의도에 반발이 커졌던 것이다. 그나마 호남 외 지역 중 치열한 곳은 단일화를 생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이수 중앙당 공관위원장 등이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당 및 시·도당 공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권 일부에선 조 대표의 출마지에 따라 선거연대 정도가 정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은 YTN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추진위를 막 꾸렸으니, 연대 수준, 지역을 어디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결국 핵심은 가장 핫한 조 대표를 어디에 출마시키고 어떻게 할 것이냐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즉, 조 대표가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이 해당 지역을 양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선거구는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다. 여권에선 조 대표가 민주당 귀책 사유로 선거가 치러지는 평택을과 군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조 대표는 정치적인 영향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3자 구도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지역구였던 아산을이나 계양을 등 갈등 지점이 될 수 있는 지역구 출마를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혁신당은 '선거연대'와 조 대표의 출마 지역은 별개 사안인 만큼,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연계될 사안이 아님에도 민주당 일부에서 선거연대에 조 대표 문제를 끌고 들어가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더욱이 합당으로 내홍을 겪은 민주당 내 상황을 이해하지만, '연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한 달 넘게 이 문제를 끌고 가는 것에 대한 불쾌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 일부에서 조 대표 출마지를 언급하는 것은 간 보는 느낌이라 부적절한 것 같다"며 "조 대표는 이미 3파전에서 경선하겠다는 얘기를 했고, 선거연대를 하더라도 조 대표가 아닌 혁신당의 다른 사람이 배려받게 될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선거연대 수위에 대해 내부에서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파트너인 혁신당 입장에선 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라면서 "선거연대를 두고 조 대표를 언급한 것은 가볍게 나온 말인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과 혁신당 추진위 관계자는 조만간 만나 선거연대를 비롯한 여러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당 모두 구체적인 선거연대 등 사안은 논의해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불발될 경우 혁신당은 선명한 야당으로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호남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당 일부에선 "호남에서의 선명한 상호 경쟁을 주민이 오히려 환영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민주당의 텃밭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여권에선 호남 경쟁에 대해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선거연대'를 두고 조 대표 출마 지역과 호남 경쟁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탓에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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