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원·달러 환율 17년 만에 최고…"장기화 땐 1600원대 가능성"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3.10 07:03  수정 2026.03.10 07:03

전 거래일 대비 19.1원 오른 1495.5원…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국제유가 급등·위험회피 심리 확산…국제 유가, 120달러 육박하기도

"주말 새 유가 오른 영향 반영된 것…전쟁 장기화 땐 스태그플레이션"

"환율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 오를 수도…1600원 가능한 시나리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중동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490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이 16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9.1원 오른 1495.5원으로 집계됐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2일(1496.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미 관세 충격으로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해 4월9일(1484.1원) 종가도 넘어섰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6원 오른 1493원으로 개장했다. 환율은 오전 10시22분께 1499.2원까지 치솟으며 1500원을 목전을 두기도 했다.


오후 들어 국제유가와 달러인덱스 강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1484.5원까지 내려왔지만, 장 마감 직전 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환율 급등 배경에는 중동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간밤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이날 오전 11시33분께는 12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위험 회피 심리 확산에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34% 오른 99.295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도도 이날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3.00포인트(5.96%) 내린 5251.87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과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60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에 따른 패닉 장세는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며 "주말 사이 유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 이날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쟁이 한 달 내 마무리되면 환율은 1400원 초중반대로 회복될 수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은 있겠지만 성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전쟁이 2~3개월 이상 장기화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과 소비에 부담을 주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환율 1600원대는 현재로서는 아웃라이어(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값) 전망으로 볼 수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현실화될 수 있는 시나리오인 만큼 가능성을 낮게만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 요인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 충격이 한국 경제와 원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무역·금융 전반에서 높은 달러 의존도에 따른 대외 충격 취약성 ▲위험회피 심리 확대 시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원화의 '위험통화' 성격 등을 꼽았다.


이어 "현 상황에서는 국제유가 흐름과 중동 지정학적 긴장의 완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상황이 단기간에 진정된다면 환율 상승 불안은 완화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영향이 환율을 넘어 물가와 금리, 통화정책은 물론 소비와 투자 위축 등 거시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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