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났다고 곧바로 기름 값 올라갈 이유 없어"
"국가보호 받는 정유사들, 국민 상대 협박 안돼"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정유업계를 향해 유가 상승 국면을 맞이한 만큼 어려운 시기에 한시적으로라도 국민과 고통을 분담해달라고 호소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기름값 급등으로 국민 여러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먼저 그는 "전세계적 위기 상황이므로 어쩔 수 없는 면도 있긴 하지만 한 가지 의문점이 있다"며 "현재 정유사들이 전국의 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는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은 이미 두세 달 전에 중동 현지에서 수입해 온 원유를 정제해서 생산한 것들이다. 따라서 현재 주유소에서 팔리는 기름은 전쟁이 났다고 해서 곧바로 가격이 올라갈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주유소 기름값은 2월 28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뒤 겨우 이틀 만인 3월 2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정유사들이 전쟁이 나자마자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즉시 올린 것"이라며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알아보니 정유사들은 공급가를 책정할 때 중동 현지의 '원유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의 경제지인 플래츠(Platts)가 매일 발표하는 MOPS(몹스·Means of Platts Singapore)라는 '석유제품 현물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제 관례에 따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모든 국가들은 석유제품을 수출입할 때 MOPS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데, 정유사들은 수출이 아닌 내수용을 공급할 때도 똑같이 MOPS를 기준으로 공급가를 책정하고 있었다"며 "정유사들은 '수출할 때 기준이 되는 MOPS가 올랐으니 내수공급 가격도 MOPS와 똑같이 맞출 수밖에 없다'는 주장인데 여러모로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성 의원은 "비록 국제 관례라고는 하나 싱가포르의 일개 민간기관이 발표하는 기준을 우리나라의 내수용에까지 똑같이 적용해야만 할 이유가 없다"며 "나중에 전쟁이 끝나고 원유 가격이 내려갈 때는 즉각 공급가를 내릴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되물었다.
그는 "온 국민이 힘든 이런 와중에도 정유사들이 이렇게 폭리를 취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유사들은 '만약 내수용을 비싸게 못 팔게 하면 수출에만 집중하거나, 아니면 아예 공급량을 줄여버리겠다'며 배짱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온 국민이 어려울 때 정유사들이 국민을 상대로 '비싸게 못 팔게 하면 아예 안 팔겠다' 협박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정유사들은 오래전 나라가 어려울 때부터 산업은행의 정책자금 등 국가의 여러 정책지원들을 받으면서 커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정부에 의해 전국의 석유화학단지들이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지금도 국가의 보호를 계속 받고 있다"며 "정유사들이 이렇게 나라가 어려울 때 전혀 희생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수출가격은 국제 관례를 따르더라도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내수가격은 국민과 국가를 먼저 생각해서 책정해야 한다. MOPS 기준은 핑계일 뿐, 법적 기준도 아니지 않느냐"라며 "이를 위해 저는 석유사업법을 개정해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정유사들의 생산물량 중 일정비율을 의무적으로 내수 공급하게 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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