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eVTOL 핵심 추진기술 개발…전기덕티드팬 설계 자립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3.19 14:00  수정 2026.03.19 14:00

공력·구조·전기제어 결합 고난도 기술

산기협·과기정통부 지원 사업 성과

에어빌리티, 한국경량항공기연구조합, 이파워트레인코리아, 세종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개발한 미래형 수직이착륙 경량항공기(eVTOL).ⓒ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시대를 앞당길 핵심 기술이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으로 개발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는 에어빌리티가 한국경량항공기연구조합과 이파워트레인코리아, 세종대학교 산학협력단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미래형 수직이착륙 경량항공기(eVTOL)에 적용 가능한 전기덕티드팬 설계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협력·융합 과학기술사업화 촉진지원사업을 통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중심으로 도출된 이번 기술은 항공기의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핵심 장치 설계다. 그동안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았던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독자적인 설계 역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래 항공모빌리티 핵심기술…국내 설계 역량 확보


전기덕티드팬은 전기 항공기의 추진력을 발생시키는 핵심부품으로, 전기모터로 회전하는 프로펠러를 덕트 안에 배치해 공기를 강하게 밀어내도록 만든 항공 추진체다.


향후 미래 항공모빌리티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덕티드팬 설계 기술은 단순히 프로펠러를 설계하는 수준을 넘어 공력 설계, 구조 안정성, 전기동력 시스템 제어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되는 고난도 항공 추진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팬 블레이드의 형상에 따라 공기 흐름과 추진 효율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정밀한 공력 설계와 반복적인 해석·시험 과정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고속 회전에 따른 진동과 열 발생, 구조 안전성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항공 분야에서도 높은 기술 장벽이 존재하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이러한 설계 기술은 미국의 아처 에비에이션과 독일의 릴리움 등을 중심으로 한 일부 항공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으며 국내에서는 관련 설계 경험과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핵심 부품과 설계 기술의 상당 부분을 해외 기술에 의존해 왔다.


협력·융합 과학기술사업화 촉진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한 이번 연구개발 과정에서 에어빌리티는 수직이착륙 경량항공기에 적용 가능한 80kW급 전기덕티드팬 설계 기술을 확보했다.


이는 소형 승용차 한 대 무게에 해당하는 항공기를 공중으로 띄울 수 있는 수준의 추진력을 만들어내는 전기항공 추진기술로, 전기 항공기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핵심 기술이다.


또 실제 항공기 적용 이전 단계에서 15kW급 축소형 덕티드팬을 직접 제작해 지상 시험과 안전성 시험 비행을 수행함으로써 설계 기술의 타당성과 안정성을 검증했다.


연구 과정에서는 전산유체해석(CFD)을 기반으로 추진 효율을 최적화하고, 효율 95% 이상의 인버터 및 모터 기술을 적용하여 항공 추진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켜 다양한 전기 항공기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핵심 설계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성과는 산학연 협력 연구를 통해 창출된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과제 수행 과정에서 이파워트레인코리아를 통한 전기모터와 전력시스템 기반 기술개발과 세종대학교의 전산유체해석 중심의 데이터분석 역량을 결합하고, 한국경량항공기연구조합 주관으로 실제 시험 비행을 통한 기술 검증까지 수행하는 협력활동이 진행됐다.


특히 연구조합의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항공 추진 시스템 설계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함으로써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글로벌 항공모빌리티 시장 성장 속 기술 경쟁력 확보


미래항공모빌리티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래 산업이다. 전기 항공기는 소음과 탄소 배출이 적고 운항 비용이 낮아 차세대 항공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지역항공모빌리티(RAM) 시장 확대에 따라 관련 기술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 등 시장 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초경량 및 경량 항공기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4억8000만 달러에서 2026년 약 9억4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빌리티는 이번 기술 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시카고·시애틀),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KOTRA 및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 중기부)를 통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베트남 CT UAV(CT그룹 무인항공기 제조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무인항공 분야 파트너십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또 전기 추진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드론, 로봇,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기술 확장을 추진하며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협력·융합 과학기술사업화 촉진지원사업은 기업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민간의 자생적이고 지속적인 기술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발굴하기 위해 과기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2년간 약 137억원을 투입해 28개 과제를 중심으로 이를 수행하는 산업기술연구조합 및 관련 산·학·연 컨소시엄을 지원했으며 2028년까지 약 25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상길 기업연구소본부 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중소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협력해 미래 항공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사업화 성과까지 창출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협력·융합 연구개발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촉진하고 신산업 분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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