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불편 호소에 성과 가려져
BTS(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은 현장 반응과 주요 흥행 지표만 놓고 보면 성공한 무대였다. 넷플릭스 동시 중계 라이브는 글로벌 차트 1위에 올랐고, 새 앨범 '아리랑'(ARIRANG)의 타이틀곡 '스윔'(SWIM)과 수록곡 '바디 투 바디'(Body to Body)는 멜론 차트 최상단을 장식했다. 현장에서 만난 팬들 역시 공연 자체의 상징성과 무대 완성도에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엑스(X, 옛 트위터) 등에서는 공연 자체보다 공연 전후의 강한 통제와 시민 불편이 더 크게 회자되며, 체감 반응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2026.3.21 사진공동취재단
23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1일 넷플릭스에서 생중계된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은 대한민국, 미국, 영국 등 총 77개국서 3월 넷째 주 톱10 시리즈 1위로 진입했고, 총점 904점으로 900점이 넘는 점수는 '오징어게임' 이후 한국 콘텐츠로 처음 기록했다. 공연 현장에 있는 팬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서울 강동구에서 공연을 보러온 A씨(35세)는 "너무 감동적이었고 오길 잘한 것 같다"며 "아리랑 앨범의 의미를 담아 광화문에서 공연이 열린 것 자체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외국 팬들도 정말 좋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음원 성적도 강했다. 정규 5집 '아리랑'은 이날 10시 기준 멜론 톱100 차트서 '스윔'이 1위, '바디 투 바디'가 2위에 올랐고, 앨범 전곡이 차트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다만 이런 반응과 별개로, 국내 온라인 공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엑스에서는 공연 자체보다 출구 통제, 지하철 무정차, 검문소 운영, 금속탐지기, 가방 검사, 몸수색 등 공연을 치르는 과정 전반이 더 크게 소비됐다. 실제 공연을 앞두고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지하철이 광화문역·경복궁역·시청역을 무정차 통과했고, 광화문역은 1, 8번 출구를 제외한 전 출입구를 폐쇄했다. 이밖에도 도로를 통제하고 재난문자 반복 발송하는 흐름이 이어지자 온라인에서는 "계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공연 하나에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 "시민 불편이 너무 크다"는 반응이 나왔다.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 통제는 필요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국내 온라인 여론에서는 공연의 성과보다 통제 피로감이 더 크게 부각된 셈이다.
이 같은 반응에는 당초 인파 예측과 실제 체감의 간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공연 전 광화문 앞 무대부터 숭례문까지 최대 26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과 2014년 프란체스코 교황 방문 때보다도 많은 수준을 가정한 수치였다. 그러나 공연을 주최한 하이브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공연에는 10만 4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물론 대규모 인파지만, 예측과 비교했을 때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이런 차이 속에서 온라인에서는 "이럴 거면 왜 광화문에서 시민 불편까지 감수하며 했느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BTS 광화문 공연은 성과만 놓고 보면 성공한 공연이었다. 넷플릭스, 현장 팬 반응, 그리고 컴백 후 음원 성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그 성공보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적용된 고강도 통제가 더 크게 기억됐다. 좋은 무대와 높은 지표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치르는 과정이 과연 그만큼 필요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겼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공연을 두고 "안전을 위해 통제를 강화한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케이팝(K-POP) 팬덤의 특성과 BTS 팬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통제 대상으로 보기보다 협조와 대화의 상대로 접근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은 오히려 민폐를 줄이지 않으려 자율적으로 움직였고, 청소까지 하며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는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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