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아들 유세프 페제시키안. ⓒ 인스타그램/연합뉴스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아들 유세프 페제시키안(44)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한 일기를 통해 이란 지도부의 ‘속살’을 내보여 주목된다. 이란 지도부가 ‘패닉’(공황)에 빠진 상태지만 지도부가 항복하고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줄 것이라는 건 ‘망상에 빠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2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세프는 전쟁 발발 이후 SNS 텔레그램을 이란전쟁과 관련한 개인적·정치적 소회를 담은 글을 거의 매일 올리고 있다. 그는 일기에서 항전 의지와 함께 암살에 대한 공포, 전쟁의 출구전략을 둘러싼 고심 등을 엿볼 수 있다. 물리학 박사 출신인 그는 대학 교수로 활동하면서 대통령의 정치고문을 맡고 있다.
유세프는 전쟁 발발 이후 부친과 만나거나 대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뒤 이란 지도부가 신변 우려로 모습을 감춘 이후로 아버지를 직접 보거나 연락할 기회가 없었다고 전했다. 최근 반(反)이스라엘 집회 현장을 찾아 잠시라도 아버지를 만나려고 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이란 지도부가 동요하는 내부 분위기도 고스란히 담겼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이어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이스마일 카티브 정보부 장관 등이 잇따라 제거되자 유세프는 “공직자들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제1과제가 됐다”며 표적 살해를 저지하는 것은 “명예의 문제”라고 썼다.
그는 일부 정치인들이 공황 상태에 빠진 듯 보였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은 지도자들보다 훨씬 강하고 회복력이 있다”며 “진정한 패배는 우리가 패배감을 느낄 때 비로소 찾아온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쟁 수행을 둘러싼 내부 의견 충돌도 언급했다. 유세프는 정부 당국자 회의에 참석했던 경험을 전하며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견해차는 ‘언제까지 싸워야 하는가’였다”며 “영원히? 이스라엘이 파괴되고 미국이 철수할 때까지? 이란이 완전히 붕괴하고 우리가 항복할 때까지? 우리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개인적 걱정도 숨기지 않았다. 아버지의 신변에 대한 걱정과 함께 “우리 모두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남은 임기 2년이 빨리 지나가길 간절히 원한다”고 전했다. 보복 공격의 일환으로 주변 아랍국가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우리를 지키기 위해 우방국 내에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슬프다”며 “그들이 우리 처지를 이해해줄지 아닐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항복 요구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망상에 빠진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약 1년 전부터 텔레그램에 일기를 올려왔으며, 전쟁 이후에는 거의 매일 글을 게시하고 있다. NYT는 이란 전·현직 당국자들을 통해 해당 계정과 글이 유세프 본인의 것이 맞음을 확인했으나, 유세프 측은 공식적인 논평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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