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단독 생중계 한 방탄소년단 컴백 공연
77개국에서 1위…전 세계 시청자들이 즐긴 광화문 밤
국내 플랫폼 ‘소외’에는 아쉬움 남아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생중계된 그룹 BTS(방탄소년단)의 서울 광화문 컴백 공연이 77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공연을 위해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럼에도 ‘최대 수혜자는 넷플릭스’라는 말이 나올 만큼 성과는 확실했다.
한국의 방송사는 이를 바라만 봐야 했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서울의 상징적인 공간에서 컴백 공연을 열었지만, 한국 방송사의 ‘설 자리’는 없었다.
ⓒ데일리안 DB
23일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생중계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은 전날(22일)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영국 등 77개국에서 정상에 올랐으며 체코, 아일랜드 등 14개국에서 2위, 뉴질랜드에서 3위를 기록하며 집계가 가능한 모든 국가에서 3위 안에 들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전 세계로 송출하는 라이브 이벤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첫 도전 만에 화려한 성과를 거두며 ‘라이브 시장’도 장악 중이다.
한국의 방송사, 토종 OTT 플랫폼의 존재감은 미약했다. 넷플릭스가 이번 컴백 공연을 ‘독점’으로 생중계하면서 사진, 영상 취재진에게 허락한 시간은 공연 시작 후 단 10분이었다. 다만 한국영상기자협회가 20일 “독점 중계권을 가진 넷플릭스와 주최 측이 제시한 ‘취재 가이드라인’은 언론의 정당한 취재 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어, 이에 대한 깊은 우려와 함께 합리적인 수준의 취재권 보장을 엄중히 요청한다”, “광화문이라는 상징적 공간이 갖는 공공성을 존중하고, 언론이 기록할 권리를 마땅히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자, 결국 10분에서 공연 시간 내내 취재가 가능한 것으로 최종 합의됐다.
그럼에도 넷플릭스와 국내 방송사·토종 OTT 사이 체급 차이가 얼마나 큰지 씁쓸한 현실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한국이 얻은 가치 있는 성과도 있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전 세계 3억명이 시청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의 생중계가 대한민국 서울의 가치를 극대화했다는 평까지 받는다.
넷플릭스가 이번 생중계에 쏟아부은 내용을 들여다보면, ‘넷플릭스라 가능했던’ 결과라는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 넷플릭스는 라이브 공연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 23대와 중계 모니터 124대를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비의 무게만 16만 4500kg였으며, 일반 대형공연의 두 배 수준인 1000여 명의 제작 인력을 투입했다. 번역 자막이 다소 늦게 나오고, 화면 전환이 잦아 몰입이 힘들었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불만은 있었지만, 전 세계 시청자들의 동시 접속에도 끊김 없이 라이브를 즐기게 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넋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방송가에서는 이미 넘어간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선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의 콘텐츠, 특히 국가의 지원을 받아 완성된 콘텐츠를 해외 플랫폼이 독점할 수 없게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갖추기 위해선 국내 플랫폼도 체급을 키울 필요가 있다. 가장 급한 문제는 글로벌 유통망을 갖추는 것이다. 지금도 전 세계 100여개국에 실시간 방송 및 콘텐츠를 송출하는 KBS의 채널 ‘KBS월드’가 있으며, 티빙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영향력이나 규모 면에서 역부족이다.
지난 4일 열린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휘영 문체부 장관을 향해 “국내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플랫폼 등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안도 사전에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한 이유이기도 하다. 임 의원은 “국가대표급 문화행사와 공연 콘텐츠의 글로벌 중계에 대해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향후 국내 OTT와 협력할 경우 재정·세제·인프라 지원을 포함한 종합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방송가의 또 다른 화두는 JTBC의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독점 중계로 불거진 ‘보편적 시청권’ 보장 문제다. 공영방송의 실시간 중계를 의무화하는 것부터 여러 방송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코리아풀을 확대하는 등 여러 방안이 나오는 가운데, 방송의 공공성과 산업성은 여전히 충돌 중이다. 결국 방송사, 특히 지상파의 공적 의무만 강조해서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따라갈 수 없다. 뼈아픈 교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달라진 K-컬처의 위상에 발을 맞추는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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