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LG화학 사장 "나프타 추가 확보 어렵다"…러시아산 도입에도 수급 불안 지속 [주총]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3.31 11:45  수정 2026.03.31 11:45

김동춘 "추가 구입 어려운 상황"…중동 리스크 여전

러시아산 2만7000t 단기 대응 그쳐…구조적 공급 불안 지속

NCC 가동 중단·사업 재편 병행…주주제안은 전면 부결

김동춘 LG화학 사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5기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LG화학이 추가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프타 추가 수급 계획에 대해 "최근 미국 제재 허용 범위 내에서 물량을 확보한 상태이며 지금은 추가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LG화학은 최근 정부와의 공조를 통해 러시아산 나프타 2만7000t을 도입하며 수급 불안 대응에 나선 바 있다. 해당 물량은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로 들여왔으며 국내 월평균 사용량 약 400만t 기준 3~4일치 수준이다. 이번 도입은 중동 사태 이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대체 공급선을 확보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하지만 김 사장은 현장에서의 체감 온도가 여전히 낮음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사실상은 수급이 아직 원활한 상태가 아니다"라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러시아산 도입이 단기 대응 성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대러 제재 완화가 한시적 조치인 만큼 동일한 방식의 추가 물량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프타 수급 불안과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석유화학 부문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구체화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미 발표했다시피 여수에 있는 나프타 분해시설(NCC) 3개 중 하나를 이미 가동 중지했다"고 확인했다. 가동이 중단된 NCC 2공장에 대해서는 "완전히 문을 닫지는 않겠지만 수급이나 전반적인 시장 상황에 따라 운영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해외 법인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업 재편도 예고했다. 김 사장은 "여러 가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논의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여수 GS칼텍스와의 협력 등 국내 석유화학 사업 재편에 대해서는 "정부의 전반적인 사업 재편 계획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조금 더 속도 있게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GS칼텍스에 합작사 설립 방안을 제시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사업 재편 방향을 둘러싼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김 사장은 주주 소통 강화와 신사업 경쟁력 확보를 약속했다. 그는 "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며 "앞으로 주주 가치 제고를 신경 쓰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정체로 고전 중인 양극재 사업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안 좋은 편이 맞다"고 진단하면서도 "시장 성장이 회복되는 시점에 맞춰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가속하고 있으며 개발 계획을 차분하게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LG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이 제안한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및 선임독립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특히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골자로 한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이와 연동된 순자산가치(NAV) 할인율 공시 및 주주 환원 정책 강화 등 세부 안건들도 자동 폐기됐다. 반면 이사회가 상정한 정관 변경 및 이사 선임 등 기존 안건들은 대부분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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