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퍼포먼스 ‘하이킥’에 출연 중인 배우 김민(왼쪽)과 변우진은 부상을 달고 살지만, 공연에 대한 자긍심과 희망 덕분에 언제나 웃음이 가득하다.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자신 있어요!”
최근 CGV팝아트홀서 막을 올린 사커 퍼포먼스 ‘하이킥’의 주역 김민과 변우진의 목소리엔 확신에 찬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하이킥’은 국내 최초로 축구를 소재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로 공연제작사 설앤컴퍼니(대표 설도윤)와 극단 산(대표 윤정환)이 공동 기획·제작해 선보인 작품이다. 무엇보다 기획 단계부터 세계무대를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세계인의 공통 언어나 다름없는 ‘축구’를 소재로 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공을 다뤄야 한다는 것은 곧 모험이었다. 게다가 ‘하이킥’은 개인기를 뛰어 넘어 배우들 간 절묘한 호흡으로 통해 뭔가를 만들어내야 했다. 마임, 브레이크 댄스, 아크로바틱, 마샬아츠, 비보잉 등을 동시에 소화해야하는 만큼 엄청난 연습량이 불가피했다. 8개월이 넘는 기간 하루 10시간이 넘는 강행군이었다.
공연을 마친지 불과 10여분 남짓 지난 시간 근처 카페에서 두 배우를 만났다. 약 70분간 쉴 새 없이 무대 위를 누볐음에도 지친 기색은커녕 여전히 생기가 넘쳤다.
축구선수 경력을 갖고 있는 김민과 변우진은 배우들 사이에서 리더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책임감과 공연에 대한 애착도 남달랐다. 특히 ‘하이킥’의 초연을 오직 시놉시스만 잡혀 있을 때부터 함께 만들어왔다는 점은 이들에게도 각별한 의미로 남을 법했다.
“공연 전에는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했어요. 눈뜨면 ‘하이킥’ 잠자면 ‘하이킥’ 이빨 닦아도 ‘하이킥’ 생각뿐이었죠.”(변우진)
이들의 연습은 공연이 한창인 여전히 유효하다. 컨디션 유지를 위해 지금도 매일 공연 전과 후에는 한참 동안 땀을 흠뻑 흘린 뒤에야 다음 일과로 돌아갈 수 있다.
작품의 관건은 역시 배우들의 체력과 컨디션. 무엇보다 부상은 가장 큰 적이다. 실제로 세팍타크로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태국배우 2명 가운데 내니는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이번 공연에 합류하지 못했다. 재활에만 2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올해 안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전망. 현재는 맴 홀로 공연에 오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캐릭터와 시놉시스엔 약간의 수정이 가해졌다.
김민(왼쪽)과 변우진은 “‘하이킥’은 국제무대에서 통하는 무대”라고 입을 모으며 작품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변우진 또한 하루 전 공연 오프닝 장면에서 다쳐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통이 뼛속까지 파고들었지만 관객들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완벽한 공연을 위해 이를 악물었다.
“공연 내내 아파서 난리가 났어요. 얼음, 아이싱 등 총동원해서 치료하면서도 무대 위에선 전혀 티를 내지 않았죠.”(변우진)
부상으로 인해 몇몇 신이 긴급 변경되기는 했지만 큰 무리 없이 공연을 마치며 투혼을 발휘했다. 변우진은 인터뷰 후에도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특이하게도 얼굴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그에겐 보람도 자긍심도 큰 작품이다.
다만 부상으로 인해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았다. 연습을 그렇게 많이 했어도, 정작 몸이 아파 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인 셈. 변우진은 현재 공연이 “60~70% 수준이다”며 좀 더 끌어올린다면 더 완벽한 공연이 될 거라고 장담했다.
부상도 돌발 변수도 많은 데다, 초연인 만큼 힘들고 긴 여정이지만 다행히 아직 중도 하차한 배우는 없다.
김민은 “배우들이 다 착하고 열심히 한다.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아무도 표현하지는 않았다”며 묵묵히 참고 견뎌온 동료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이킥’은 지금도 여전히 진화 중이다. 윤정환 연출과 배우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조금씩 공연을 바꿔가고 있다. 배우들 역시 관객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할 자신만의 신기술 장착에 여념이 없다.
“관객들이 ‘정말 뛰고 싶고 차고 싶게 했다’는 말들을 해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게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이킥’은 내년 국내 관객들과의 스킨십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에딘버러 페스티벌 참가도 계획 중이다. 배우들의 피 끓는 열정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