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역습’ 롯데…가을 야구는 복수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9.18 00:51  수정

4강 예상 3팀 모두 롯데에 패배 안겨

단단해진 롯데, 두산이 최대 난적

양승호 감독이 성공적인 가을을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몇 년 전까지만 해도 롯데의 홈 사직구장에는 ‘가을 야구 좀 해보자’라는 응원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롯데의 가을 야구는 어느덧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단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롯데는 올 시즌도 변함없이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성적도 2008년 3위를 시작으로 2년 연속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안착하더니 지난해에는 승률 0.563으로 구단 첫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롯데는 올 시즌도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2연패를 저지할 가장 강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물론 가을 잔치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008년 삼성과의 준PO서 3전 전패로 물러나더니 이듬해 두산을 상대로는 먼저 1승을 따내고도 내리 3연패해 PO 진출이 물거품 됐다. 특히 준PO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팀이 탈락한 경우는 2009 롯데가 처음이었다.

2010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과 다시 만났다. 이번에도 1차전 승리는 롯데 몫이었고, 내친김에 2차전 승리까지 따내 사직 홈에서 축배를 들 일만 남겨뒀다. 거짓말 같은 시나리오는 두산이 3차전서 6-5 역전승을 따내며 시작됐다. 결국 PO에 오른 팀은 두산이었다.

지난해에는 2위에 올라 준PO를 거치지 않고 아예 PO에서 시작했다. 상대는 이전시즌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저력의 SK였다. 이해 롯데의 가을 야구는 1차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특히 9회말 만루 찬스서 손아섭의 병살타가 뼈아팠다. 이후 롯데는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갔지만 끝내 SK를 넘어서지 못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나머지 팀들은 최근 4년간 롯데를 떨어뜨린 장본인들이다. 그리고 지난 4년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패자의 역습’을 노리고 있다.


① 두산 - 시즌 상대전적 8승 1무 10패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두산과 맞대결한 롯데는 가장 자신 있던 힘 대 힘 싸움에서 밀리고 말았다. 이대호를 앞세운 롯데 타선은 시리즈 내내 활화산처럼 타올랐지만 한 번에 몰아치는 두산의 폭발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승리에 대한 열정은 두산 못지않았지만 큰 경기에서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시리즈 전체를 이어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의 수비 실책은 매년 도마 위에 올랐고,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혹시나 역전 당하지 않을까란 불안감은 현실로 이어지고 말았다.

올 시즌 롯데는 두산을 상대로 8승 1무 10패로 상대전적에서 뒤졌다. 무엇보다 김선우를 제외한 두산의 모든 선발 투수들이 롯데에 강했다. 에이스 니퍼트는 롯데 강타선을 상대로 3승 1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고, 이용찬(1승 1패 ERA 1.07)-김승회(1패 ERA 2.63)-노경은(2승 ERA 1.90)도 특급활약을 펼쳤다.

혹시나 두산을 만나게 될 경우, 상대 선발진을 공략하지 못한다면 조기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롯데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는 이대로 순위(2위)를 굳힌 뒤, 준PO에서 SK가 두산을 잡아주는 일이다.


② SK - 시즌 상대전적 9승 6패

양승호 감독의 성과 가운데 하나는 롯데가 ‘천적’ SK 울렁증을 극복했다는 점이다. 전임인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에 몸담은 3년간 SK를 상대로 18승 38패(승률 0.321)로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는 사이 롯데 선수단에도 SK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았다.

그러나 롯데는 양승호 감독 부임한 지난해 8승 1무 10패를 기록, 어느 정도 SK 울렁증을 떨치는데 성공했다. 물론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큰 경기에 대한 경험 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2승 3패로 물러났지만 선수들도 ‘할만하다’라는 자신감을 얻기 충분했다.

올 시즌에는 아예 SK와의 상대전적(9승 6패)에서 앞서며 울렁증을 완벽히 떨치는데 성공했다. 팀의 주축인 강민호와 홍성흔, 황재균, 손아섭, 김주찬 등이 SK 마운드를 상대로 3할 이상 또는 3할에 가까운 타율을 보인 것이 강해진 밑거름이다.

비시즌 기간에는 SK의 핵심 자원인 FA 정대현과 이승호를 영입하며 상대적으로 전력의 플러스-마이너스 효과도 가져왔다. 이제 SK는 롯데 입장에서 두려운 적이 아닌 가장 해볼 만한 상대가 됐다.

최근 4년간 롯데의 포스트시즌 전적.

③ 삼성 - 시즌 상대전적 6승 1무 8패

지난 2008년,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롯데의 팀 분위기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롯데는 1차전에서 실책이 1개에 불과했지만 매끄럽지 못한 수비가 잇따라 나오며 3-12 완패를 당했다. 이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조기탈락 징크스의 시작점이었다.

두 팀이 4년 만에 만나게 된다면 무대는 한국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롯데와 삼성 모두 서로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어 매 경기 피 말리는 혈전도 기대해볼만 하다. 롯데는 유먼(1승 1패 ERA 2.27)과 송승준(1승 2패 ERA 2.45), 사도스키(1패 ERA 2.84)가 삼성에 강했고, 삼성 역시 탈보트(4승 ERA 1.85)-장원삼(1패 ERA 2.95)- 고든(승패 없음, ERA 2.11)-윤성환(1승 ERA 0.90)이라는 물샐 틈 없는 선발진을 자랑하고 있다.

변수는 불펜진이다. 무엇보다 상대 마무리 오승환이 유독 롯데에 약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극강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오승환은 올 시즌 43경기 가운데 6경기서 실점을 했다. 이 가운데 3경기가 롯데전이었으며 특히 4월 24일 0.2이닝 6실점은 데뷔 이래 최악의 악몽으로 기억되고 있다. 반면,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삼성전에 3이닝을 던져 2세이브 평균자책점은 제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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