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홍성흔(36·롯데)은 팬들과 동료, 기자들에게 모두 사랑받는 선수다. 야구선수로서 뛰어난 기량은 물론 성실한 자기관리와 쇼맨십, 달변까지 두루 갖춰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선수생활 후반부 타격에 다시 눈을 뜨며 자유계약선수(FA)의 최대 성공사례로 꼽히기도 했고, 리더십을 인정받아 주장까지 역임했다. 인기로나 성적으로서나, 다른 선수들이 본받을만한 훌륭한 야구인생을 보내고 있다고 할만하다.
언제나 유쾌하고 긍정적이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유독 비장하다. 항상 달변을 과시하던 미디어데이에서도 모습을 감췄다. 홍성흔의 달라진 모습은 이미 정규시즌 막바지에서부터 감지됐다. 유독 이번 가을잔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홍성흔의 신중함은 그동안 가을잔치에서 보여준 아쉬운 팀 성적과 고참 선수로서의 책임론에서 나온다. 홍성흔은 롯데 이적 후 매년 페넌트레이스에서 좋았지만 가을잔치에서는 늘 부족했다.
롯데의 팀 성적도 마찬가지였다. 올해도 5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가며 구단 신기록을 세운 롯데지만 최근 4년간 포스트시즌에서 다음 단계에 오르는 데는 번번이 실패했다.
올 시즌 홍성흔은 어깨가 예년보다 더욱 무거워졌다. 일본으로 진출한 이대호의 공백을 메워야한다는 부담감속에 4번 타자의 중책을 맡은 홍성흔은 올 시즌 타율 0.292 15홈런 74타점으로 분전했지만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성적이 하락했고 월별로 기복이 심해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막판 롯데 타선이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한때 4강 위기설까지 거론될 만큼 연패수렁에 빠졌을 때는 홍성흔 또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롯데 타선의 집중력이 이전만 못할 때마다 이대호와의 비교는 홍성흔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홍성흔에게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야구인생의 자존심을 건 중요한 전환점이다.
롯데는 92년 마지막 우승 이후 올해로 벌써 20년째 무관의 그늘에 허덕이고 있다. 8개 구단 중 우승의 기쁨을 맛본 지가 가장 오래됐다. 우승도 우승이지만 무엇보다 가을잔치 승리에 굶주린 팬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꼭 승리를 맛보고 싶다는 게 홍성흔과 롯데 선수들의 염원이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상대는 친정팀 두산이다. 롯데는 두산과 역대 3번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최근 2009년과 2010년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쳐 모두 패했다.
친정팀이기도, 천적이었기에 꼭 한번 이겨보고 싶다는 마음은 홍성흔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팀 타선의 해결사로서 한몫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홍성흔을 더욱 비장하게 만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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