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롯데 ‘항구 시리즈’ 3가지 관전포인트

데일리안 스포츠 = 정세한 넷포터

입력 2012.10.16 16:25  수정

[PO]불안한 선발진, 불펜야구로 승부

장타력 SK, 기동력 롯데 우위

최근 몇 년간 대조적인 훈련시간과 방법으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던 SK와 롯데가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SK가 롯데를 3승2패로 꺾었지만, 두산을 꺾고 13년 만에 첫 시리즈 승리를 거둔 롯데가 여세를 몰아 설욕을 벼르고 있다. 특히 롯데는 올 시즌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10승9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어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물론 SK도 자신감이 가득하다.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탄탄한 팀플레이가 장기인 SK로선 두산보다 롯데가 한결 수월한 상대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롯데를 제물 삼아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자신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김광현-유먼.

불펜야구 지존 가리자

양 팀 모두 선발진은 다소 불안하다. SK는 마리오, 김광현, 송은범 등이 정규리그 내내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시즌 막판 부상에서 회복해 전력을 재정비했다는 점과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지만, 안정감은 예년만 못한 게 사실이다.

롯데도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사도스키가 탈락하면서 유먼, 송승준을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이용훈(2승, 평균자책점 0.98)과 사도스키(1승, 평균자책점 2.45)의 엔트리 탈락이 아쉽다. 다만, 3선발로 예상하는 고원준의 SK전 성적이 괜찮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결국, 두 팀의 승부는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보다 벌떼와 양떼로 대표되는 중간계투진에 의해 결판이 날 전망이다. 두 팀은 선발에 비해 불펜의 강점으로 포스트시즌에 입성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막강 좌완 듀오 박희수와 정우람이 버티고, 롯데는 정대현을 필두로 다양한 옵션으로 상대한다.

박희수는 올 시즌 야구 역사를 새로 썼다. 34홀드를 따내며 종전 권오준(32홀드)이 가지고 있던 홀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시즌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위력투를 뿌린 바 있다. 올 시즌 롯데전에서 13이닝 평균자책점 1.38, 6승 1세이브 2홀드 피안타율 0.174로 롯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고무팔 정우람은 박희수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정우람은 올 시즌 롯데에게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채병용은 전천후로 대기 중이다.

극강 좌완으로 인해 돋보이진 않지만 우완 계투도 쏠쏠하다. 엄정욱과 감초 역할을 한 박정배(평균자책점 1.04, 피안타율 0.123)는 깜짝카드가 될 수 있다.

롯데 역시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수적인 면에선 SK를 능가한다. 무엇보다 정대현이 마무리로 전환하며 빈틈없는 계투진을 완성했다. 다만,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친정팀을 상대로 정대현이 어떤 활약을 해줄지가 변수다.

하지만 SK 타선 앞에선 좌완 이명우, 강영식 외에 난조를 보였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특히 불펜의 중심 김성배와 최대성은 SK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다. 최대성은 평균자책점 5.23(10.1이닝) 김성배 7.00(9이닝)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피안타율도 모두 3할을 훨씬 웃돈다.


한방 야구 vs 뛰는 야구

단기전 그리고 중계야구를 표방하는 두 팀의 승부이기에 장타는 중요한 변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차전을 제외하곤 모두 홈런을 때린 팀에서 승리를 챙겼다.

장타력에선 단연 SK가 롯데를 압도한다. SK는 정규리그에서 108개를 담장 너머로 날려 보내며 8개 팀 중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보다 무려 35개나 많은 숫자다.

20-20 클럽에 가입한 최정은 26홈런을 날렸고 이호준(18홈런)과 박정권(12홈런)도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특히 최정은 롯데전에서만 5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조인성, 정근우, 안치용도 언제든 장타를 날릴 수 있는 힘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이대호의 공백이 커 보인다. 강민호(19홈런), 홍성흔(15홈런) 말고는 전체적으로 파워가 떨어진다.

강민호와 홍성흔만이 SK전서 각각 3개의 홈런으로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강민호는 부상으로 경기감각이 떨어진 상태라 염려스럽다. 박종윤과 손아섭도 짜릿한 손맛을 봤지만 그 외엔 전무하다.

롯데는 떨어진 장타력을 발야구로 보완하겠다는 각오다. 롯데 타자들은 SK전에서 모두 1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김주찬이 6번이나 베이스를 훔치며 선봉에 섰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 황재균이 3도루로 뒤를 이었다.

전준우의 부진은 안타깝다. 김주찬과 함께 빠른 발을 자랑하는 전준우는 타격 침체 속에 단 하나의 도루도 뺐어내지 못했다. 안정적인 점수 확보를 위해서도 전준우의 분발이 요구된다.

SK는 뛰는 야구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총 14번이나 도루를 성공시켰지만 16번을 실패해 이득보단 손해가 컸다. 최정이 4개를 기록하며 분투했지만 테이블세터들이 제몫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2번 타자 정근우(2도루)와 박재상(1도루)은 도루 성공률이 각각 50%와 25%에 그쳤다.


‘미쳐야 산다!’ 킬러 본색

컨디션 난조로 고전을 하다가도 이 팀만 만나면 술술 잘 풀린다. 타석에 서면 없던 자신감이 생기고 덩달아 떨어진 타격감도 올라온다. SK와 롯데를 만나면 힘을 쓰는 ´킬러´들이 있다. 이들에 의해 팀 분위기가 좌지우지 될 수 있다.

SK엔 ‘가을의 사나이’ 박정권이 대표적이다. 박정권은 롯데와 맞붙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81, 3홈런 6타점으로 MVP를 수상했다. 조인성은 올 시즌 롯데전 타율 0.417, 3홈런으로 유독 강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양승호 감독이 경계 인물로 지목한 박재상도 롯데전에선 날아다녔다. 정규리그에선 타율 0.216, 홈런 4개로 처참했지만 롯데전에서 만큼은 타율 0.316, 2홈런 8득점 7타점으로 방망이를 곧추세웠다. 조인성과 정근우(타율 0.333, 1홈런)와 함께 롯데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롯데에선 최다안타왕 손아섭이 가장 좋았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0.316, 6안타 2타점으로 좋은 타격을 보인 손아섭은 올 시즌에도 홈런 2개 포함 타율 0.381로 SK 마운드를 맹폭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5할에 가까운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김주찬도 SK에 여전히 강세를 보였고, 문학구장만 오면 괴력의 힘을 발휘하는 박종윤도 괜찮다. SK전에서 때린 박종윤의 홈런은 모두 문학구장에서 나왔다. 이 밖에 강민호, 홍성흔 등 중심 타자들도 비룡 앞에 주눅 들지 않았다.

한편, 인천과 부산을 오가는 ‘항구 시리즈’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는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경기는 16일 오후 6시 인천 문학구장서 김광현과 유먼의 선발 맞대결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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