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에서의 신중함, 집중타로 이어져
고질적 약점인 수비와 불펜 강화
이제는 롯데를 가을 강자라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수비의 짜임새, 타선 집중력 등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롯데가 19일 사직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고원준 호투와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친 손아섭을 앞세워 4-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3차전 승리를 잡은 롯데는 대망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롯데는 지난 1999년을 끝으로 13년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반면 ‘가을 DNA’를 지닌 SK는 롯데 상승세에 밀리며 전인미답의 고지인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강팀의 조건 1. 신중함
롯데는 1회에만 안타 4개를 몰아치며 SK 선발 송은범을 두들겼다. 안타도 안타지만 그 과정이 유독 눈에 띄었다. 이전까지 롯데 타자들은 가을만 되면 성급하게 배트가 나가는 바람에 찬스를 무산시키기 일쑤였다.
1번 타자 김주찬을 제외한 모든 타자들은 타석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번 박준서는 스트라이크가 아닌 공에는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고, 6구째 공을 걷어 올려 중견수 앞 안타를 만들어냈다. '초구 사랑'이 남다른 손아섭 역시 4구째까지 공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보였다.
사실 SK 선발 송은범은 상대를 윽박지르는 빼어난 구위는 물론 주무기 슬라이더 등 떨어지는 공으로 타자의 스윙을 유혹하는 스타일이다. 여기에 말려들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은 신중한 타격자세로 송은범의 투구수를 늘리는데 성공했다. 결국 포스트시즌 개인통산 평균자책점이 1.30에 불과했던 송은범은 4이닝 3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되고 말았다.
강팀의 조건 2. 호수비
어설픈 수비에 늘 발목이 잡혔던 롯데가 달라졌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조성환의 어이없는 실책을 제외하곤 매 경기 깔끔한 수비로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견고한 수비는 강팀이 지녀야할 필수 조건임을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가 입증한 바 있다.
호수비의 절정은 우익수 손아섭이었다. 4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이호준의 잘 맞은 타구를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내며 선발 고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자칫 점프 동작이 어설펐다면 1루 주자 최정이 홈까지 들어올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손아섭은 앞선 1회에도 박재상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관중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3루수 황재균도 집중력 있는 수비를 선보였다. 황재균은 4회 2사 1루에서 김강민이 친 빠르고 강한 타구를 몸을 날리는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상대 그물망 수비에 맥이 빠진 SK는 8회 첫 득점을 올릴 때까지 공격에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강팀의 조건 3. 단단해진 불펜
롯데의 오랜 고민은 수비와 함께 활짝 열려있던 뒷문이었다. 경기 막판 불펜투수들의 잇따른 방화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던 모습은 롯데팬들에게 익숙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FA 정대현의 영입과 2차 드래프트서 김성배를 데려온 것은 '신의 한 수'임이 분명했다. 정대현은 시즌 막판 컨디션 난조에 빠진 김사율을 대신해 롯데의 마무리 역할을 맡아 준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친 김성배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 출장 중인 김성배는 무엇보다 SK와의 2차전에서 2.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경기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롯데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불펜투수들이 36.1이닝을 나눠 던져 25피안타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 중이다. 불펜의 견고함은 타선의 폭발력과 맞물려 포스트시즌 5승 가운데 4승을 역전승으로 따내는 결실로 이어졌다. 원조 마무리 김사율마저 제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롯데는 삼성과 SK 부럽지 않은 막강 불펜진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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