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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가 누구야' WBC 빅3 공존 가능?


입력 2012.12.28 09:02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역대 최강중심타선? 기대 반 우려 반

포지션 중복, 1명은 조커 불가피

WBC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이승엽(왼쪽부터), 김태균, 이대호.

한국야구 역대 최고의 중심타선이 뜬다.

이승엽-김태균-이대호,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강의 거포 타자들이 내년 열리는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뭉친다. 이들 3인방이 동시에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세 타자의 포지션(1루수)이 겹치는 데다 전성기가 달랐던 탓에 꼭 한 명씩은 인연이 엇갈리곤 했다.

2006년 WBC에서는 이승엽과 최희섭이 주전 1루수와 지명타자를 맡았고 김태균은 백업멤버에 그쳤으며 이대호는 발탁되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이승엽과 이대호가 기용됐고 김태균이 빠졌다. 2009년 2회 WBC에서는 이승엽이 불참한 대신 김태균과 이대호가 대표팀의 중심타선을 책임졌다.

이번 WBC 엔트리를 발표할 때도 최대 격전지가 바로 이 세 타자가 동시에 경합한 1루수 자리였다. 세 타자 모두 올해 뛰어난 시즌을 보냈고 경험 면에서도 누구하나 빼기가 아쉬웠기에 결국 모두 대표팀에 동시 발탁되는 기쁨을 누렸다. 워낙 쟁쟁한 선배들의 아성에 밀려 홈런-타점왕을 차지한 시즌 MVP 박병호가 예비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을 정도다.

무엇보다 이들의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것은 라이벌 일본전이다. 셋 모두 일본에서 활약했거나 현재 활약 중인 타자들이다. 이승엽과 김태균에게 일본프로야구 시절은 아픔으로 기억된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슬럼프를 겪다가 올해 9년 만에 삼성으로 복귀해 한국시리즈 MVP와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포진하며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김태균은 일본에서의 적응 실패로 조기복귀의 아픔을 뒤로하고 올해 한국 프로야구 최고액 연봉(15억원)선수로 거듭났다.

유일하게 일본무대에서 활동 중인 이대호는 해외 진출 첫해에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오르며 오릭스의 확실한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인 타자의 성공은 일본프로야구에 한국야구의 자부심을 드높이는데 기여했다.

한국의 중심타선을 경계하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세 타자 모두 베이징올림픽과 WBC 등 굵직한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큰 경기에서 일본을 상대로 홈런과 결승타를 뽑아내며 굵직한 활약을 펼친 바 있기에 일본 투수들로서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관건은 결국 공존이다. 세 타자의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에 1루와 지명타자까지 범위를 넓힌다고 해도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선수는 2명. 나머지 한 명은 승부처에서 찬스가 돌아올 때 조커의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대호가 3루수 경험도 있기에 3명을 동시 기용하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1루로 완전히 전향한지 2년이 넘었고 수비범위의 문제도 있기에 중요한 경기에서 현실성은 떨어진다.

대회 당시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야구 전문가들은 일단 1루수 이승엽-지명타자 이대호-조커 김태균으로 역할이 분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이승엽은 일단 빅3중 유일한 왼손 타자인데다 큰 경기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는 점에서 대체불가로 평가받는다. 이대호는 정교함과 파괴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현재 일본에서 활약 중이라 국내파로 구성된 일본대표팀 투수들의 공에 가장 익숙한 타자다. 김태균은 시즌 중반까지 한때 4할대를 웃도는 타율을 기록할 만큼 정확성을 겸비한 타자라는 점에서 찬스에서 한방을 해줄 것이 기대된다.

팬들이 이들 빅3에 거는 기대는 크다. 내년 WBC에 나서는 한국대표팀은 예년에 비해 마운드 전력이 얇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등 핵심자원들이 줄줄이 이탈하며 1·2회 대회에서 호성적의 밑거름이 됐던 마운드 약화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상대적으로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타선이 제몫을 해줘야한다는 부담은 그만큼 커졌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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