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은 이미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때부터 성적과 상관없이 최종예선이 끝나는 2013년 6월까지만 지휘봉을 잡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강희호의 2012년은 위기와 극복의 연속이었다.
지난 2011년 논란 속에 경질된 조광래 감독 후임으로 긴급 투입된 최강희 감독은 2월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한국축구의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특명을 받고 출범했다.
월드컵 예선과 평가전 포함 9경기에서 5승1무3패를 기록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2승1무1패(조2위). 당초 최강희 감독은 자신이 구원투수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한국축구의 위기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제안을 수락했다.
최강희 감독이 부임한 시기는 여러 미묘한 난제들이 맞물려 있었다. 전력의 핵심인 유럽파들이 대부분 부상과 부진으로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2 런던올림픽’까지 겹쳐 A대표팀과 차출시기가 겹쳐 일부 선수들을 올림픽팀에 배려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최강희 감독의 대안은 ‘K리그’였다. 전임 조광래 감독이 유럽파에 대한 맹신을 넘어 집착을 보였다면, 최강희 감독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국내파들에게 기회를 주는 길을 택했다. 이동국, 이근호, 김신욱, 하대성, 정인환 등 K리거들을 중용했고, 이름값보다는 소속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에게는 대표팀 문이 열려있음을 강조했다.
최강희호는 첫 고비였던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외나무다리 승부를 2-0 완승으로 장식하며 벼랑을 탈출했다. 이어 카타르(4-1), 레바논(3-0)과의 최종예선 1,2차전을 연이어 3골차 완승하며 승승장구했다. 유럽파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내파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대표팀으로 이룬 성과였다. 최강희 감독 특유의 화끈한 ‘닥공’축구는 대표팀에서도 여전했다.
승승장구하던 최강희호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최종예선 분수령이었던 우즈벡(2-2)-이란(0-1) 원정에서 1무1패에 그치며 흔들렸다. 이러한 불안요소는 올해 마지막 A매치였던 호주전(1-2)까지 이어지며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의 부진 속에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아쉽게 2012년을 마쳤다.
한국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승점7을 기록, 우즈베키스탄(8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란, 카타르와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는 앞서 있다. 비교하자면 최강희 감독은 패하거나 역전을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한 리드를 잡지 못한 채 종반을 향하고 있는 아슬아슬한 중간계투다.
최강희 감독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시간이었다. 출범 이후 올해 9차례의 A매치를 치렀는데 그중 5경기는 매 경기 결과가 중요한 월드컵 예선이었고, 평가전은 4경기뿐이었다.
그나마 우즈벡, 잠비아, 호주전은 일정과 선수차출상의 문제로 베스트멤버들을 모두 소집하지 못하고 국내파로만 치른 반쪽의 평가전이었다. 유일하게 원정으로 치른 스페인전은 오히려 카타르와의 최종예선을 앞두고 역시차 문제와 국내파 선수 차출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선수구성도 최강희 감독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비롯해 몇몇 국내파 선수들을 지나치게 편애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강조하고, 감독의 본심을 왜곡하는 주변의 뒷말은 최강희 감독을 힘들게 했다. 촉박한 시간 속에 제대로 된 준비기간도 선수구성도 이루어지지 못하는 대표팀의 상황을 배려하는 목소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내년 3월부터 재개되는 최종예선은 월드컵 본선을 향한 최대 분수령이다. 4경기 중 3경기가 홈에서 열려 유리한 일정이다. 하지만 대표팀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축구계의 제대로 된 지원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최강희 감독은 이미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때부터 성적과 상관없이 최종예선이 끝나는 2013년 6월까지만 지휘봉을 잡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더라도 본선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1년. 최강희 감독의 불안정한 거취와 함께 앞으로 대표팀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입장을 정리하는 것도 축구계가 해결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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