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그리고 실리, 류현진·한화 ‘공생모델’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01.09 08:49  수정

한화, 놓아주며 의리 지키고 실리 챙겨

선수 키우고 밀어주고 막대한 부가가치

한화는 류현진를 내준 대가로 그에 걸맞은 실리를 챙겼다.

‘괴물’ 류현진(27·LA 다저스)과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한화 이글스의 아름다운 공생이 눈길을 모은다.

한화는 지난 5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내 한밭체육관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 기념 환송행사를 가졌다. 팬들 뿐만 아니라 정승진 사장과 노재덕 단장 등 구단 고위층들이 총출동했다. 떠나는 선수나 보내는 구단이나 서로에게 최고의 선물을 남기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함께 웃었다.

케이블채널 MBC스포츠플러스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까지 됐다. 프로야구사에 전례가 드문 특급대우다.

한화는 지난해 프로 7시즌을 마치고 해외진출자격을 갖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승낙했다. ‘구단동의 하에 해외진출’이라는 자격이 사실상 국내 무대에서는 거의 유명무실한 규정이었던 데다 최근 4년간 3차례나 꼴찌라는 치욕을 당한 한화가 간판투수 류현진을 놓아줄 것이라고는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화는 류현진의 강렬한 ML행 의지를 존중하고 결국 대승적 결단을 내리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물론 한화는 류현진를 내준 대가로 그에 걸맞은 실리를 챙겼다. 웬만한 국내 구단 1년 운영비에 맞먹는 거액을 LA다저스로부터 받았다. 류현진의 다저스 입단이 공식 확정되며 한화는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1호 선수를 배출한 구단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안게 됐다.

종전 선수에 대한 투자가치가 구단 성적 향상과 우승이라는 목표에 한정된 것이었다면, 류현진 사례를 통해 이제는 잘 키운 선수를 해외에 진출시키는 것만으로 또 다른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긴 것이다.

류현진도 한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마찬가지다. 류현진은 2006년 프로 데뷔 당시 팔꿈치 부상전력으로 인해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었던 SK와 롯데로부터 모두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한화는 류현진 가능성을 알아보고 데뷔 첫해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넣으며 1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다.

류현진은 10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언젠가는 한화로 돌아와 100승을 채우고 싶다"고 말했다. 먼 미래를 말한 것이긴 하지만 국내로 돌아온다면 친정팀은 한화 복귀로 자신의 진로를 못 박은 것이다. 프로 데뷔부터 ML진출까지 야구인생의 고비마다 기회를 제공한 한화에 대한 의리를 지키겠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류현진과 한화는 프로무대에서 선수와 구단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공생의 모범사례를 남겼다. 류현진은 이제 메이저리그로 떠나지만 한화와의 인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경현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