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1억→김태균 15억’ 고삐풀린 연봉거품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1.13 08:48  수정

20년 새 최고 연봉자 15배 상승

올해 FA서 100억원 규모 나올 수도

프로야구 최고 연봉은 1993년 선동열의 1억원을 돌파, 20년 후 15배로 껑충 뛴다.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함께 뛰고 있는 것이 선수들 연봉이다.

KBO가 지난해 발표한 프로야구 9개 구단 등록 소속선수 자료에 따르면, 2012시즌 선수들의 전체 평균 연봉은 944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8704만원)에 비해 8.5%나 오른 액수이며, 원년인 1982년(1215만원)과 비교했을 때에는 무려 677%나 올랐다. 1985년 이후 국내 임금상승률이 매년 5%안팎이었음을 감안한다면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은 훨씬 높이 뛴 셈이다.

꿈의 연봉이라 불리는 억대 연봉자도 지난해 역대 최다인 112명에 이르렀고, 이는 10년 전인 2003시즌(65명)보다 2배나 오른 수치다. 억대 연봉자 수는 올 시즌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고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몸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 최초의 억대 연봉 선수는 1985년 1억 484만원을 받은 삼미 장명부였다. 장명부와 마찬가지로 재일교포 선수였던 김일융(86년, 1억 1250만원), 김기태(87년, 1억 2000만원)를 끝으로 잠시 명맥이 끊긴 억대 연봉은 1993년 해태 선동열이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1억원을 받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프로야구에 르네상스 시대가 찾아오며 억대 연봉자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2000년 현대 에이스 정민태는 단숨에 3억원(3억 100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 연봉자로 우뚝 섰다. 이전 시즌 최고 연봉이었던 팀 동료 정명원의 1억 5400만원을 두 배 가까이 늘려놓은 것이다.

이후 일본과 미국 등에서 활약하다 돌아온 해외파 선수들도 후한 대접을 받으며 원소속팀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01년 KIA 이종범의 연봉은 3억 5000만원이었고, 이듬해 요미우리에서 복귀한 한화 정민철이 최초로 4억원의 벽을 허물었다. 하지만 2002시즌 최고 연봉은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LG 이상훈의 4억 7000만원이었다.

2003년은 누가 최고 몸값인지를 놓고 치열한 눈치 싸움이 펼쳐진 해다. 먼저 현대는 일본에서 돌아온 정민태에게 사상 첫 5억원의 연봉을 안겼다. 이전해 LG가 이상훈의 이름값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자 이보다 3000만원을 더 얹어준 것이다.

그러자 LG도 가만있지 않았다. LG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이상훈에게 정민태보다 1억원이나 더 많은 6억원에 재계약을 완료했다. 이제 관심은 리그를 지배하던 삼성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의 협상은 해를 넘겨 2월까지 이어졌고, 결국 3000만원이 더 얹어진 6억 3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당시 이승엽의 연봉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9년차 최고 연봉이다.

이승엽이 일본으로 떠난 뒤 프로야구는 암흑기에 접어들었지만 선수들의 연봉 인상과는 무관했다. 무엇보다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크게 활약한 젊은 선수들이 FA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왔다.

2005년 삼성은 이승엽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현대의 간판타자 심정수와 4년간 6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심정수는 계약이 만료된 2008년까지 7억 5000만원의 연봉을 받으며 4년 연속 연봉킹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1993시즌 후 연도별 최고 연봉자 및 억대 연봉자.

쉽게 깨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8억원의 벽은 8년이 지난 지난해 비로소 허물어졌다. 먼저 삼성은 이승엽에게 보장 연봉만 8억원을 안겼고, 옵션도 3억원이나 더 붙여줬다. 그러자 한화는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김태균과 무려 15억원에 계약했다. 물론 계약금이 포함된 사실상의 FA 계약이지만 심정수의 역대 최고 연봉보다 2배나 오른 액수였다.

김태균의 몸값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이전 시즌 포지션별 최고 선수들인 골든글러브 수상자들과 비교해 잘 나타난다. 당시 이대호를 제외한 윤석민-강민호-안치홍-최정-이대수-최형우-손아섭-이용규-홍성흔 등의 연봉합계는 김태균 몸값보다 살짝 높은 16억 6500만원이었다. 즉 김태균 1명에게 지불할 돈으로 골든글러버 대부분을 모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과도한 연봉 인상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더욱 심화됐다. 각 팀들의 영입 경쟁은 FA로 풀린 선수들의 몸값 거품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외야수 김주찬이 KIA와 4년간 5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김주찬의 연봉은 5억원에 불과(?)하지만 계약금이 무려 26억원에 달해 사실상 연평균 10억원 이상으로 봐야한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도 5억 5000만원의 재계약 제의를 단칼에 거절했다.

몸값 거품은 올 시즌 후 절정에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윤석민, 오승환, 정근우, 강민호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FA 시장에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상 첫 100억원대 규모의 FA 계약이 나올 것이란 예측도 난무하고 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