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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권이 잡아도 청문회 못 통과하는 이유


입력 2013.01.24 17:20 수정         이상휘 정치부선임기자

<칼럼> 대한민국 인재 시스템 돌려봐야 사실상 고작 1천명

인사청문회 운영방식의 개선 없다면 만신창이 막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측에서 인사개혁을 추진한다고 한다. 공직자 인선 등 국가인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손을 댄다는 것이다.

주목된다. 현재의 인사시스템과 문화는 문제가 많다.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만약 사실이라면 철저한 준비작업을 통해 진행시켰으면 한다.

두 가지 점에서 보고자 한다.

인재 관리에 대한 부분이다. 그리고 인식적 차원에서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문제다.

첫째, ‘과연 백년대계를 이끌 대한민국의 인재는 있는 것인가’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재관리는 행정안전부가 하고 있다. 소위 ‘행안부 인재 DB’가 그것이다. 대략 10만명 정도가 있다. 관리방법은 어떤지 모르겠다. 아마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고 전문성이 인정되는 사람들의 리스트를 관리하는 듯하다. 교수, 과학자, 경영인, 사회단체, 정치가 등등을 케이스별로 별도 구분하고 있다.

10만명, 무척 많은 숫자다. 그러나 공직에 대한 희망여부, 부분별 적합성 등 따진다면 대충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여기에 본격적인 검증을 들이대면 또 10분1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결국 고작 1000명 정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이라는 것이다.

별도로 청와대나 각 부처가 인재들을 스크린하고 관리하기도 한다. 평상시 거론되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데이터를 수집한다. 일상적 업무정도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알려진 바로는 이게 전부다. 대한민국의 인재관리가 이게 다라면 너무 참담하다. 물론 지나치게 비약적이고 극단적인 생각일 수 있다. 또 비과학적인 판단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청문회나 거론되는 공직자들의 면면을 보면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다. 인재등용이 카드돌려막기 식이 된다는 의미다.

둘째,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인재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바로 국가의 인재관리 시스템 분야다. 현재 국가인재관리를 위한 특별한 제도는 없다. 사람이 곧 미래이고 동력인데도 말이다. 그저 부모의 교육열에 의해 인재들이 육성되고 길러질 뿐이다.

물론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국정수행을 하는 공직자를 선발하는데 있어서는 풍부한 자원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것이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지금까지 구축된 인재 DB시스템과 민간 영역에 있는 인재관리 시스템까지 통합해서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팔로우 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언제든지 국가가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인재관리청이나 전담국을 설치 운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알다시피 인재를 뽑는 작금의 현실은 너무 열악하다. 혈연, 지연, 학연, 줄서기, 로비 등등이다. 이제 국격에 맞는 인재관리와 선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인사개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자료사진)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인사청문회에 대한 문제다.

“그래? 잘 걸렸다. 한번 까발려보자.”
“털어서 먼지 안나올 수 있어? 작살을 내야지.”

무슨 말인가 싶다. 인사청문회를 두고 한 말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느낌이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굳은 표정 뒤를 상상해 본 것이다.

지독히 폄훼한 생각일 수 있다.

청문회가 끝난 뒤 무엇이 남았을까?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가치와 기준을 제시했을까? 아니면 대한민국 최상위 계층분들의 철학을 들어보고 고개를 끄덕였을까?

“대한민국을 이끄는 사람들은 참 문제가 많구나”라는 생각, “저렇게 까발려질 걸 왜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인사청문에 대한 법적근거는 이렇다.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직을 임명할 시, 국회의 검증을 받게 하는 제도로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다. 2000년 6월에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되어 국회 청문대상을 지정해 놓고 있다.

아주 좋은 제도다. 삼권분립을 상징적으로 시사한다. 좋은 제도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좋은 가치로써 사회의 표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인사청문회는 꼭 그렇치 않다.

왜 그럴까, 사회적 교훈은 분명했다. 적어도 공직자는 투명해야 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기준은 확실하게 제시했다.

그러나 어느때 부터인가 청문회에 오르는 인재들은 ‘그것 봐라’며 조롱당하기 시작했다. 정치적 이유도 있다. 여야의 첨예한 대립과 정쟁 때문이다. 정책적 자질보다는 개인비리와 도덕성을 공격하는데 치중한다. 한 건을 위해서다. 어쨋든 최고의 학부, 경력을 가진 인재들이 청문회장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뒷길로 사라진다. 그들은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정부 인사관계자들은 고민이다. “장관? 그거 안합니다. 이것 저것 다 까발려질 거, 왜 합니까, 조용히 가족들과 사는 게 좋습니다.”, 애써 인재를 찾았다 하더라도 손사래를 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사청문회는 달라져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법적제도다. 바꾸려면 국회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청문회 존치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다. 순기능이 더 많기 때문이다.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검증이나 청문회를 보면 대다수 부동산 투기나 무단전입 등에 좌초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 때문에 본인의 능력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파렴치한 후보자로만 난도질당한다.

잘못된 것이 맞다.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합리적인 생각과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악질적이고 상습적인 것이 아니라면, 당시의 사회적 환경에 따른 부동산 증식이나 무단 전입 등이라면 조금은 관대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면 당시의 사회가 일종의 미필적 고의를 범한 것 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70년대 장발 단속에 걸렸다고 지금 범법자로 취급당하지는 않는다.

인재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서류상의 흔적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주변의 상황과 과정을 살펴야 한다. 국회가 이를 바꿔야 한다. 정쟁과 대립의 장이 아닌 진정한 인재를 판단하는 문화를 만드는 사명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또 최소한 인사청문회 운영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정책의 능력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회는 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한다. 자질과 능력은 도덕성을 비롯해 정책철학과 가치까지 포함된다. 칼날같은 날카로움을 진단해야 한다. 후보자는 거기에 당당해야 한다. 그래야 공직자로서의 존경은 물론, 업무추진의 명분을 가질 수 있다. 문제는 국가인재 관리의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문회를 통과하든 그렇지 않든 후보자는 만신창이가 된다.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통과한 사람도 국정을 수행하기에 앞서 뭔가 찜찜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상처뿐인 영광만 남는다. 그것이 국가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래서 프라이버시에 관한 부분과 정책적인 부분은 구분해야 한다. 개인적인 부분 즉, 도덕성이나 투명성 시비논란 비공개가 필요하다. 증명되고 입증하기까지는 시간적 소요는 물론, 상당한 인신공격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이미 세간에 회자되어 회복하기가 불가능하다. 어쩌면 공직자이기 전에 인권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책적 부분 즉, 공직자로서 업무능력을 보는 부분은 공개해야 한다. 어떤 자세와 철학을 가졌는지, 또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당연히 국민들이 알아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두 부분을 구분해서 청문회를 하고 결과를 합의해야 한다. 그래야 설사 낙마를 해도 그 사람의 능력만은 유지된다. 국가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총리가 지명됐다. 내각구성도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다. 인사청문회 정국이 시작된다. 많은 대한민국 인재들이 거론될 것이다. 적어도 미래를 짊어질 인재들이라는 점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

또한 당선인측에서도 가능한 철저하고 꼼꼼한 선정을 통해 국민 앞에 인준을 받아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한 국가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인재관리와 사회적 인식의 전환, 이제 달라져야 한다는 점에서 적시해 봤다. 정말, 지금부터 다 잡고 시작해야 한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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