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국정원·일베 '대박'에도 민주당 울상

조소영 기자

입력 2013.05.23 09:25  수정 2013.05.23 09:38

청와대·보수진영 발 잇단 악재에도 불구 반사이익도 못챙기는 꼴

지난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 여직원 댓글 파문’부터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문건’, ‘반값등록금 차단문건’ 등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이 잇달아 불거지고, 청와대발(發) ‘윤창중 스캔들’까지 터졌지만, 민주당의 위기국면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보통 그동안은 여권에서 위기가 생기면 그 대안으로 꼽히는 ‘제1야당’의 인기가 치솟았다. 꼭 정부와 여당에 위기가 생기지 않더라도 정부 출범 뒤 어느 정도 신(新)정부에 기대했던 ‘거품’이 빠지게 되면서 ‘제1야당’은 스포트라이트를 톡톡히 받았다. 이른바 ‘반사이익’을 받아온 것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지난 4월 재보선부터 사라진 모습이다. 당시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지만 관심은 적었고, 대신 ‘안철수의 귀환’이 있었다. 이후 당 지지율은 무(無)실체인 ‘안철수 신당’보다 두 배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최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29%, 민주당은 12%, 안철수 신당은 26%였다.

‘제1야당’으로서 자존심이 금이 간 상황에서 민주당이 노릴 수 있는 타깃은 ‘윤창중 스캔들’과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으로 두 가지로 요약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현재 후자에 더 주력하고 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윤창중 사건’은 국익과 연관되는 문제로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혀왔다”고 말했다.

특히 ‘윤창중 스캔들’은 민주당이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추후 미국 경찰의 조사 결과 등에 따라 정부·여당이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사안이다. ‘손대지 않고 코를 풀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대신 ‘국정원 사건’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총공세가 필요하다.

여권발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제1야덩의 입지가 세워지지 않는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보인다. 사진은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왼쪽)과 전병헌 원내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전 원내대표도 라디오와 이날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사건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임 여야 원내대표 간 국기문란행위에 대한 수사가 끝나는 즉시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하기로 한 것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한길 대표·신경민 최고위원 등도 회의에서 국정원 문제를 거론했고,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처벌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범계 민주당 국정원국기문란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은 국가정보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9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추가로 고발했다고도 밝혔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윤창중 스캔들’에 대해 마냥 함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원내대표는 “앞으로 이 문제가 청문회나 국정조사로 갈 것인지 말 것인지는 청와대의 신속한 조치와 종합대책 등에 달려있다”고 엄포를 놨다. 신 최고위원도 “‘청와대의 침묵’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100일 기자회견’을 피하면서까지 침묵하는 것은 곧 동조”라고 쏘아붙였다.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윤창중 스캔들’에 대한 책임자 문책 차원으로 이남기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한 것과 관련,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수석 한 사람이 책임진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위기관리 개선 대책, 인사와 관련된 다면·상시 검증 방안, 공직기강 확립 방안 등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왜곡 문제 두고 여권과 안철수 '동시 견제'?

이 여세를 몰아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주기를 기점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총공세를 통한 국면전환도 전망되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입단속’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안철수 변수’로 반사이익이 어려워진 상황이고, 자칫 ‘네거티브 여론’을 조성했다는 역풍이 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반사이익을 얻을 만큼 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얻고 있지 않다”면서 “김 대표도 민주당이 ‘윤창중 스캔들’에 대해 고소해하는 느낌을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국정원 사건’은 따로 봐야 한다”면서 “이는 진실을 밝혀야 할 일이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5.18광주민주화운동’ 왜곡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선을 넓히고 있다.

역사왜곡 문제 등이 있어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지만, 이를 통해 보수성향의 여권을 견제함은 물론,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과 ‘민심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호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민주당 쪽으로 끌어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최근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기념식에서 합창이냐 또는 제창으로 부르느냐는 것 등을 두고 국가보훈처와 입씨름을 벌였고, ‘TV조선’과 ‘채널A’가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보도 이후에는 ‘5.18민주화운동 왜곡 대책위원회’(위원장 강기정)를 꾸리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널A’는 근래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22일 해당 위원회와 ‘미디어홍보특별위원회’(위원장 신경민)는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갖고 △왜곡보도를 한 종편 프로그램을 폐지할 것 △5.18과 그 희생자를 왜곡 및 비하한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사이트 폐지 가처분 신청 △박승춘 보훈처장 사퇴 등을 요구 및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두 위원회 일부 인사들은 ‘TV조선’ 대표이사 등과 면담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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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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