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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했던 이치로’ 어떻게 류현진 이겨냈나


입력 2013.06.20 15:19 수정 2013.06.21 09:4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류현진 상대로 1홈런 2안타 맹활약

불안했던 입지, 주전 확보 성공할 듯

류현진 상대로 1홈런 포함 2안타로 완승을 거둔 이치로. ⓒ 연합뉴스

‘다저스 괴물’ 류현진(26)이 노익장을 과시한 스즈키 이치로(40·뉴욕 양키스)의 방망이에 밀려 시즌 7승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동안 5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투구 수 111개를 기록하는 동안 스트라이크는 67개에 불과했으며, 직구 평균 구속이 80마일대 후반에 그칠 정도로 컨디션이 썩 좋지 못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이치로와의 맞대결에서는 홈런 1개 포함, 2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자연스레 이치로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류현진은 “홈런을 맞았던 공은 실투가 아니었다. 이치로가 잘 쳤다”며 “안타를 2개 내줬는데 모두 실점으로 연결돼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치로 역시 류현진과의 승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눈 한 번 질끈 감고 스윙을 했다(I haven't done anything different. To be honest, I just closed my eyes and swung)”며 노림수에 의한 홈런이 아님을 밝혔다. 더불어 이치로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좋은 투수”라고 치켜세웠다.

사실 이치로는 최근 타격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렸음에도 여전히 팀 내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지난해 시애틀에서 양키스로 이적한 이치로는 당초 백업 요원이 그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이후 타율 0.322 5홈런 27타점 14도루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자 양키스는 2년간 총액 1300만 달러의 재계약을 제시했고,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올 시즌도 출발은 불안정했다. 라울 이바네즈와 앤드류 존스, 닉 스위셔 등이 팀을 떠나며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외야 한 자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양키스 외야에는 커티스 그랜더슨과 버논 웰스가 각각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이치로와 브렛 가드너가 우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구도였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랜더슨이 부상을 당하며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성적은 전성기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이치로는 시즌 개막 후 단 한 번도 타율이 2할 8푼대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5월 한 달간 타율은 0.247에 그쳤고,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방출된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6월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6월 시작과 동시에 7경기 연속 안타를 뽑아내더니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횟수도 차츰 증가했다. 이치로는 이달 들어 0.309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그러자 조 지라디 감독도 플래툰 시스템을 접고 이치로에게 꾸준한 선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하필 류현진 등판 경기서 3안타를 뽑아내 국내 팬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야구팬으로 돌아가면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노장의 마지막 투혼은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던 경기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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