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70’ 6월 류현진, 승리 없는 보증수표
퀄리티스타트 5회에 평균자책점 2.70
승리 없지만 승리 보증수표로 자리매김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의 6월은 확실히 불운했다.
고생은 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6월에만 5차례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및 평균자책점 2.70의 호투에도 단 1패만을 기록했다.
LA타임스도 류현진 불운을 짚었다. LA타임스는 "류현진 6월 평균자책점이 2.73에 불과하지만 승리 없이 1패만 안았다"며 "다 잡았던 필라델피아전 승리도 9회 외야수들의 실책으로 무산됐다. 9회말 끝내기 안타 때 이미 류현진은 승패 없이 내려간 상황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분명 아쉽긴 하지만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다. 류현진이 못해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면, 승리 하나를 제외하고 모든 면에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손색없는 기량을 입증한 6월이었다.
류현진은 6월 한 달 동안 33.1이닝을 책임졌다. 마운드에 있는 동안 다저스 타선이 뽑은 점수는 겨우 11점. 9이닝 기준으로 득점지원이 2.97점에 불과하다.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게 두 번, 1점차 리드에서 불펜과 수비 실책으로 승리를 날린 게 두 번이었다.
이런 가운데도 돋보인 것은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 류현진은 올 시즌 병살타만 15차례 잡아내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특히, 만루 상황에서 9타자를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득점권 피안타 허용률은 0.203으로 시즌 피안타율(0.245)보다 훨씬 낮다. 6월 들어 유독 타선과 수비지원을 기대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류현진은 수차례 대량실점의 위기를 극복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구로다 히로키(양키스), 클리프 리(필라델피아) 등 하나같이 메이저리그 정상급 에이스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비록 개인 승운은 따르지 않고 있지만 류현진은 다저스의 확실한 승리 보증수표가 되어가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이 등판한 16경기에서 다저스는 10승6패를 거뒀다. 1선발인 에이스 클레이큰 커쇼(9승8패)보다도 승률이 더 높다. 안방에서 유독 강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총 9차례 등판한 류현진은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팀은 이 기간 7승(2패)을 따냈다.
류현진의 강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자로 꼽히는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는 8승6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 중이다. 밀러는 6월에도 3승을 추가했지만 지난달 29일 오클랜드전에서 1.2이닝 5실점으로 난타 당하는 등 6월 평균자책점이 4.31로 치솟았다. 6승3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고 있는 류현진과의 격차가 큰 편이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류현진이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100% 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승리란 안 풀리다가도 언제든 몰아치기로 따낼 수도 있다. 지금은 류현진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방망이와 수비도 물꼬가 터지면 언제 부활할지 모른다. 류현진은 이미 10승 이상의 공헌도를 인정받고 있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다.
한편, 류현진은 등판일정에 따라 6일 오전 11시15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서 열리는 ‘2013 MLB' 샌프란시스코전에 출격할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실질적인 에이스 범가너를 내세운다. 류현진과는 세 번째 맞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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