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손잡고 'NLL 대화록 폭탄'에 불 댕기다

조성완 기자

입력 2013.07.03 15:08  수정 2013.07.03 15:13

국회, 대화록 제출 요구서 송부 또다른 논란의 시작

국가기록원장, 국회 요구 시점부터 10일 이내 응해야 돼

2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녹음기록물 등 국가기록원 보관물 자료제출' 안건의 투표결과가 스크린에 보여지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송호창 의원과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반대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회는 3일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녹음기록물 등 국가기록원 보관 자료 제출요구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송부했다고 밝혔다.

자료 제출 요구서에는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는 2007년 10월 3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과 녹음기록물, 정상회담 사전 준비 및 사후조치 관련 자료 등에 대한 열람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기록원장은 국회의 요구 시점부터 10일 이내에 열람요구 등에 응하게 돼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 관련 자료 열람을 위한 여야와 기록원 측의 본격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부터 시작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논란의 시작’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화록 공개의 ‘적법 여부’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17조에 따르면 대통령지정기록물인 정상회담 대화록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표결이 있을 경우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자료 제출 및 열람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기록물에 접근 열람했던 자는 그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 및 보호기간 중인 대통령지정기록물에 포함돼 있는 내용을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비밀 누설 금지’ 조항에 따라 대화록을 공개할 수는 없다.

여야는 대화록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게 될 경우 법률에서 규정하는 ‘누설’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당 법은 대화록 내용 누설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라는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이용해 우회적으로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임위에서 묻지마식 폭로가 이어지면서 면책특권 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선뜻 나서서 총대를 멜지는 의문이다.

두 번째는 논란 속에 대화록을 공개한다고 해도 ‘NLL 포기’에 여야 모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여야는 최근 국정원에서 공개한 대화록을 두고도 상이한 해석을 내놓았다. 국정원에서 공개한 대화록과 대통령 기록물은 동일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은 불을 보든 뻔하다.

오히려 정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화록 원본은 물론 정상회담과 관련해 청와대와 외교안부 부처 내부에서 공동어로수역 설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했던 자료들까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번 대화록 공개가 ‘최악의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은 각자의 정치적 이해에 의해 외교 안보와 관련된 국가 기밀을 정쟁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향후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여야 모두 거부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큰 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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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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