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 한 매체는 '기성용 파문' 보도가 정당한 저널리즘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기성용의 글이 실린 곳은 지극히 사적으로 운영한 '비밀 페이스북'으로 폭로 방식이고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위반이라는 것.
사적으로 운영한 '비밀 페이스북'이라는 말에서 이 매체의 기사에 언급되지 않았으나 사생활 침해에 대한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에서는 기성용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먼저 사생활 침해에 대한 건이다. 언론법제를 공부하다보면 사생활을 침해당하지 않을 '프라이버시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생활을 공개당하지 않을 권리로 본인이 비밀로 하고자 하는 개인에 대한 사적사항을 매스미디어가 보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성용의 페이스북이 명백한 사생활이라고는 할 수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라는 말 그대로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일단 SNS에 글을 올린 것 자체만 놓고 봐도 프라이버시권을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
지인들끼리만 뭉친 SNS라며 '비밀 페이스북'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명백하게 말하면 이는 말장난일 뿐이다. 이것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포털 사이트의 폐쇄형 카페에서 일제시대를 추앙하는 글이 올라온다고 해도 여기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보낼 수 없게 된다. 그들만의 공간에서 글을 올렸으니 사생활 침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당 글은 명백하게 최강희 감독을 겨냥하고 있다. 대표팀 감독이라는 위치만 보더라도 이는 공적인 것이라고 봐야 한다. 기성용이나 최강희 감독은 정치가 같은 공인은 아니지만 유명인이다. 유명인이 자신의 공적인 일에 대한 글을 올렸다면 이는 사생활의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봐야 한다.
두 번째는 '오프 더 레코드' 논란이다. 비공개 페이스북이기 때문에 '오프 더 레코드'가 전제됐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프 더 레코드'는 전제가 아니라 취재원과 기자 사이의 약속 관계다. 약속이 행해지지 않는다면 '오프 더 레코드'는 성립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처럼 '오프 더 레코드'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면 오히려 알 권리의 침해가 된다는 것이 언론학의 정설이다.
'오프 더 레코드'를 깨고서 알 권리를 들먹이는 것도 안 되지만 '오프 더 레코드'가 남발되어도 안 된다는 것이다.
취재원과 기자 사이의 대화가 오갈 때에도 '오프 더 레코드'를 지킬 수 없다면 아예 자리를 뜨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전제'라는 일방적인 약속은 약속이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밀이라고 할 수 없는 비밀 페이스북은 '오프 더 레코드'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 기성용의 페이스북과 연결하면서 "여기서 언급되는 모든 글은 기사화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다면 모를까, 그런 것이 없었다면 '오프 더 레코드' 자체가 성립될 여지가 없다.
기성용의 이런 마음가짐 때문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공교롭게도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전력에 큰 손상을 입고 졸전의 연속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국민들, 아니 범위를 좁게 설정해 축구팬들은 대표팀의 이런 모습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기성용의 최강희 조롱 발언은 결코 사적인 얘기가 될 수도 없다. 사적인 공간에서 한 얘기도 아니며 '오프 더 레코드'의 적용대상도 아니라면 정당한 저널리즘이었는지 아닌지를 따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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