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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SF징크스·불운에도 균열 없는 ‘강철멘탈’


입력 2013.07.07 13:09 수정 2013.07.07 13:12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SF 원정서 7승 달성..'천적'과 징크스 모두 깨뜨린 승리

류현진 ⓒ MLB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에게 지난 6월은 그야말로 아쉬움 그 자체였다.

5번 선발로 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2.70에 불과했다. 하지만 승리 없이 단 1패만을 안았다. 더구나 7월 등판의 첫 일정은 ‘천적’으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그것도 원정경기였다.

류현진은 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 전까지 올 시즌 홈(4승1패/평균자책점 1.90) 성적에 비해 원정경기(2승2패/평균자책점 4.15)에서 다소 약했다. 특히,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는 데뷔전을 비롯해 3번의 등판에서 2패만 당했다. 대량실점은 없었지만 피안타율이 0.338(19이닝 26안타)에 이를 만큼, 내용 면에서는 내내 고전했다.

웬만한 투수 같으면 한 번쯤 흔들려도 이상하지 않을 악조건이었지만, 어려울수록 더 빛을 발하는 류현진의 강심장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미국 현지에서 류현진 기량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꾸준함과 위기관리능력이다. 구위만 놓고 보면 류현진은 국내 시절만큼 타자들을 압도하는 파워피처는 아니다. 하지만 어떤 상대를 만나도 위기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배짱이 돋보인다.

이날의 백미는 두 번의 결정적인 실점위기에서 마주친 ‘천적’ 헌터 펜스와의 대결. 류현진을 상대로 유난히 강했던 펜스는 이날 대결 전까지 9타석 8타수 6안타(2루타 2개) 1볼넷에 4타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경기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타자분석과 투구패턴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계대상 1순위 펜스와의 맞대결을 염두에 둔 것은 물론이다.

결과도 좋았다. 류현진은 1회말 1사 만루 대량실점 위기에서 처음 맞닥뜨린 펜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1점으로 막아냈다. 이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로 꼽을 만하다. 3회에도 2사 2,3루 위기에서 다시 펜스를 만나 이번엔 4구만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펜스는 이날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 1타점을 올렸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현진의 완벽한 판정승.

경기 초반 두 번의 위기를 효과적으로 모면하고 모처럼 든든한 타선지원까지 등에 업은 류현진은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연속 깔끔하게 삼자 범퇴 처리하는 등 수월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7회초 2사 2루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온 뒤 후속투수가 적시타를 맞아 자책점이 2로 늘어난 것은 아쉬웠지만, 류현진의 빼어난 경기운영 능력과 강심장을 확인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승부였다.

이날 승리가 류현진에게 불어넣은 자신감은 크다. 한 달 만에 7승 고지를 밟으며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두 자릿수 승리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 게다가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 대한 두려움도 떨쳤다. 마치 RPG 게임을 연상케 하듯, 스스로의 약점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재미까지 선사하는 류현진이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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