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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0' 알고 보면 더 대단한 이동국의 신기록 도전


입력 2013.07.15 11:08 수정 2013.07.15 11:1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21일간 7연전 ‘죽음의 일정’ 불구 기록행진

8경기 10골, PK=0 ‘순도 100%’ 독보적

7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이동국(오른쪽). ⓒ 전북 현대

'라이언킹' 이동국(34·전북 현대) 득점행진이 그야말로 거침이 없다.

이동국은 지난 13일 부산 아이파크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8라운드에서 0-1 뒤지던 전반 23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지난 5월11일 전남 원정부터 시작된 득점행진을 '7경기 연속'으로 이어갔다. 지난 10일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16강전까지 포함하면 8경기 연속 득점(10골).

컵 대회를 제외한 리그 경기만을 놓고 봤을 때 연속골 부문 최다기록은 은퇴한 황선홍(포항·1995)과 김도훈(성남·2000년)이 보유한 '8경기 연속'이다. 이미 개인 통산 152골로 K리그 최다득점 기록 보유자에 이름을 올린 이동국으로서는 또 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16일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이동국은 황선홍-김도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동국의 기록은 알고 보면 더 대단하다. 이동국은 지난 6월 국가대표팀 차출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연전에 출전했다. 당시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기대에 못 미친 활약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또한 대표팀 차출과 부진으로 인한 정신적-체력적 부담을 극복하기도 전에 K리그 일정 재개와 함께 21일간 7연전을 소화해야하는 죽음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34세 베테랑에게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이동국은 젊은 선수들 못지않은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며 놀라운 골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이동국이 연속 득점 기록을 이어가는 동안 PK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골의 순도를 더욱 높인다. 황선홍과 김도훈이 대기록을 작성할 당시 한 번 이상 PK로 득점을 추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동국은 최근 8경기 10골 모두 필드골.

연속득점기록 과정에서 벌어진 갖가지 해프닝도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지난 3일 성남전에서 부상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된 가운데 이동국이 성남 쪽으로 다시 공격권을 건네주기 위해 골키퍼를 향해 길게 보낸 공이 그만 골문으로 들어가며 본의 아니게 '비매너골'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자칫 이동국의 연속득점의 가치의 순수성마저 훼손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전북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골키퍼 최은성의 고의자책골로 페어플레이를 지킨 덕에 이동국의 득점은 불필요한 논란으로부터 일단 벗어날 수 있었다.

14일 부산전에서는 '이동국 10분 실종사건'이 발생했다. 규정상 경기 출전선수는 유니폼 양말과 스타킹, 테이핑의 색깔이 동일해야 하지만 이동국이 테이핑 사이로 흰색 양말의 하얀 부분이 비치는 것이 지적, 전반 시작과 함께 추가 테이핑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잠시 물러났다.

이 사이에 전북은 실점했지만 10분 뒤 그라운드에 복귀한 이동국이 동점골을 작렬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전북은 이동국 동점골에 힘입어 부산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동국은 최근 홍명보 감독이 발표한 2013 동아시안컵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새로운 대표팀에서 이동국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동국은 주변의 우려를 비웃듯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하며 여전히 K리그 최고의 공격수라는 사실을 당당히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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