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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코드명? 그 열쇠도 친노가 갖고 있다


입력 2013.07.18 16:21 수정 2013.07.19 15:35        동성혜 기자

보안상 문서제목에 별칭 붙여 기록원 넘겼다면

당시 문서 보관하고 넘긴 곳은 참여정부 청와대

국가기록원에 2007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이 없다고 알려져 파문이 이는 가운데 국가기록원에서 보관중인 2007년 남북 정상회담 관련 기록물 중 여야 열람위원들이 지정한 기록물들이 18일 오후 국회에 도착해 보관장소인 운영위 소회의실로 이동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결국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간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원본을 찾는 것 역시 친노무현계가 그 열쇠를 쥐고 있다. 참여정부측 인사들과 민주당이 “회의록은 100% 국가기록원에 넘겼다”며 “보안상 문서제목에 ‘별칭’을 붙여 보관하고 있어 시간이 거릴 수 있다”는 주장이 그 근거다.

정상회담 회의록 분실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15일 1차 예비열람과 17일 2차 열림 직후다. 당시 여야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열람위원단은 경기도 성남시의 대통령기록관에서 국가기록원 직원들과 함께 여야가 합의한 7개의 키워드(NLL, 북방한계선, 남북정상회담, 등거리·등면적, 군사경계선, 남북국방장관회담, 장성급회담)와 즉석에서 추가한 키워드 검색을 통해 회의록을 찾았지만 그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술렁거렸고 세가지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쪽이 이관 때 아예 제외했을 가능성, 방대한 자료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검색 키워드가 비공개 코드명으로 보관됐을 가능성, 누군가 회의록을 파기했거나 이관이나 보관 중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다.

이 가운데 참여정부측과 민주당은 한결같이 두 번째 가능성을 제기했다.

임상경 전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장 역시 18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비밀문서의 경우 제목을 ‘별칭’으로 기록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특히 정상회담의 경우 보안이 중요한 만큼 준비단계부터 별칭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 전 관장은 “민감한 비밀문서는 아예 ‘별표 관련’이라고 표기하거나 날짜만 표기해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물론 임 전 장관은 당시 대통령기록관리 시스템을 급히 만들었기 때문에 시스템 안정성에 대해 우려가 있다며 “800만건의 대통령기록물을 한꺼번에 이관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뒤늦게 발견된 것일 수도 있다”고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정호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 역시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퇴임하면서 청와대 업무관리 시스템인 이지원에 저장됐던 약 824만 건의 전자기록을 모두 국가기록원에 이관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상회담 회의록을 비롯한 대통령 지정 기록물은 외장 하드디스크를 통해 별도로 보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술적인 문제로 검색에서 추출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참여정부의 이지원 시스템으로는 포털사이트처럼 하나의 키워드로 그 키워드가 포함된 모든 자료를 한 번에 볼 수 있지만, 국가기록원의 업무관리 시스템을 통해서는 특정 파일명이나 명령어를 통해서만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비공개 코드명’으로 저장됐을 가능성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 당시 한 비서관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에서도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 순방을 할 때 준비하는 각종 서류에 ‘미국 순방’ 혹은 ‘중국 순방’이라고 하지 않고 별도의 코드명을 붙인다”며 “노무현 정부 역시 이같이 다른 키워드로 보관됐다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대화록 분실은 그 키워드를 찾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새로 들어선 박근혜정부 역시 최근 미국 방문 당시의 비공개 코드명이 ‘새시대’였다.

문제의 지점은 여기다. 참여정부측과 민주당이 “100% 국가기록원에 이관했다”고 주장만 할 게 아니라 남북정상 회담록을 공개할 진정성이 있다면 그 비공개 코드명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면 된다.

국가기록원에 비공개 코드명으로 설정해 넘긴 곳은 바로 참여정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결국 이양하는 정부가 핵심 키를 쥐고 있는 것 아니냐”며 “여야 합의로 정한 검색키워드가 아닌 그 비공개 코드명을 알고 있는 참여정부측에서 직접 개입해 검색어를 알려주면 의외로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화록 자체가 폐기됐거나 존재하지 않았을 경우다.

2008년 당시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은 행정안전부(현재 안전행정부) 자료를 근거로 이지원시스템의 저장디스크를 교체하는 원본데이터 디스크가 유출됐다고 주장했었고,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고위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말인 2007년 말에서 2008년 초 대화록 폐기를 지시했다면서 국가기록원으로 옮겨져야 할 회담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었다.

이 주장들을 근거로 만약 대화록이 폐기됐다면 ‘NLL 대화록 열람’ 논란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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