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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뱉은 잔인한 독설, 곱씹을수록 끄덕끄덕


입력 2013.08.17 08:58 수정 2013.08.18 08:0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우루과이전 직후 J리거 폄하 논란 발언

일본 축구팬 분개..일각 "틀린 말 아니다"

혼다의 발언이 잔인하긴 하지만 틀린 말 하나 없다. ⓒ 연합뉴스

"J리거가 아무리 발악해도 유럽파 넘볼 수 없다.”

일본 대표팀 간판스타 혼다 케이스케(27·CSKA 모스크바)가 작심한 듯 쓴소리를 내뱉었다.

혼다는 지난 15일 일본 축구 전문지 ‘사커킹’과의 인터뷰에서 유럽파와 국내파의 격차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유럽서 뛰는 일본 선수들(유럽파)은 매주 수준 높은 경기를 치르며 ‘선진 국제경험’을 쌓는다”면서 “때문에 국내서 뛰는 선수들(J리거)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유럽파를 이길 수 없다. 그래서 J리그 동료에게 하루빨리 해외로 진출하라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J리거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잃었다.

혼다 발언 직후 일본 네티즌들은 약속이나 한 듯 혼다를 물어뜯었다. 대표적인 비난은 "유럽 물을 마시고 잘난 체 한다”는 빈정거림이다. 네티즌들은 “우루과이와의 평가전(2-4패)에서 혼다가 1골 넣었지만 플레이는 불성실했다. 미드필더임에도 수비가담에 소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몸 사린 혼다가 무슨 낯으로 J리거를 비난하는가. ‘J리그 2부’에서 자수성가한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일부 나태한 J리거를 향해 일침을 놨다면 수긍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실 혼다의 발언이 잔인하긴 하지만 틀린 말 하나 없다. 우루과이전에서 J리거는 극도로 부진했다. 특히, 우루과이의 간결한 개인기에 J리거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속이는 동작에 쉽게 현혹됐다. 혼다의 도발적 발언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감이 되는 지적이다. J리거는 세계적인 선수와의 맞대결 경험이 부족해 우루과이전에서 막연한 공포에 휩싸여 실수를 연발했다. 한 마디로 ‘국제 감각’이 떨어진다.

혼다 발언 이후 ‘혼다 안티'는 더욱 증가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일본에 이탈리아 전략을 접목하려다가 실패한 나카타 히데도시를 연상케 한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어린 나이에 유럽생활을 시작한 나카타와 ‘우물 안 개구리’ 일본 J리거의 불화설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혼다의 발언은 J리그를 깔아뭉개려는 의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일본축구가 ‘국제 흐름’에 발맞추길 바라는 것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J리그 출신 국가대표 동료들이 혼다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볼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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