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빙 5리차, 삼성·LG ‘야구판 픽셀 전쟁’
승차없는 5리차 1-2위 다툼 계속
모기업 픽셀 전쟁 연상 '긴박'
5리 전쟁, 그야말로 숨 막히는 1위 싸움이다.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1위 삼성과 2위 LG의 선두 다툼. 1위 삼성은 56승36패2무(승률 0.609), 2위 LG는 58승38패(승률 0.604)를 기록 중이다. 승차 없이 승률 5리 차이로 1~2위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한 경기만 엇갈리면 1게임 차로 뒤집힐 수 있는 긴박한 상황. 그렇다 보니 양 팀 더그아웃에는 경기 중에도 서로의 경기 진행 상황에 레이더를 켜놓고 있다.
5일 간의 '5리 전쟁'
대접전은 지난 13,14일 대구 2연전부터 전개됐다. 문선재와 조동찬의 충돌도 그 2연전에서 발생했다.
13일 권용관-정의윤-오지환 홈런 포함 장단 18안타를 몰아친 LG가 삼성을 16-9 대파하면서 승차 없는 5리 전쟁이 시작됐다. 14일 삼성 반격이 시작됐다. 좌완 차우찬 호투를 발판으로 LG 좌타라인을 봉쇄하며 9-2 압승했다. 삼성과 LG의 맞대결에서 어김없이 나타나는 ‘홈런 치는 팀이 승리’라는 공식은 이날도 적용됐다. 이승엽과 박석민이 홈런을 친 삼성의 승리. 이날 승리로 게임차는 1경기로 다시 벌어졌다.
15일은 1위 삼성이 NC, 2위 LG는 한화와 맞붙었다. 이날 경기에서 승부가 갈렸다. 삼성이 팽팽한 승부 끝에 8회말 노진혁에게 결승 2루타를 허용하며 2-4로 패했지만, LG는 3-4로 끌려가던 7회 3점을 뽑아 6-4 짜릿한 역전승에 성공했다. 다시 승차 없는 5리 전쟁으로 들어섰다.
16일은 삼성이 밴덴헐크와 오승환을 내고도 노성호가 호투한 NC에 1-3으로 패했고, LG 역시 'LG 킬러' 한화 유창식의 호투에 막혀 1-2로 패했다. 같은 날 두 팀 모두 패하면서 5리 싸움은 계속됐다. 17일 역시 치열했다. 맞대결은 피했지만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었다. 삼성은 넥센을 맞이한 포항 홈경기에서 윤성환의 호투와 오랜만에 가동한 안지만-오승환 필승계투진 활약 덕에 2-1 승리를 거뒀다.
LG는 KIA와의 군산 원정경기에서 선발 류제국 호투와 이진영 결승타로 KIA를 4-3 제압했다. KIA는 1군 코칭 스탭 개편이라는 충격 요법을 단행하고도 이날 경기에서 또 졌다. 3-4로 뒤진 9회초 윤석민을 등판시키는 초강수도 수포로 돌아갔다.
삼성-LG, 야구판 '픽셀 싸움'
지난 13일부터 5일 연속으로 승차 없이 5리차 선두 다툼을 지속하고 있다. 모구단인 전자 라이벌 맞대결만큼이나 치열하고 정밀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마치 UHD TV(울트라HD TV)에서 픽셀(화소)수 경쟁을 펼치는 것처럼 초정밀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이 현재 1위지만 투타 전력은 LG가 간발의 차이로 앞선다.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전체 1위(3.68)로 2위 삼성(3.95)에 앞선다. 팀 타율 역시 2위인 LG(0.287)가 3위 삼성(0.283)에 4리 차 앞선다. 객관적인 투타 지표인 팀평균자책점과 팀타율에서 LG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셈.
삼성이 자랑했던 불펜도 올해는 LG의 우세다. 삼성은 사실상 승리방정식인 'KO 펀치'와 ‘안정권 트리오’가 사실상 와해, 안지만과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승리방정식에 균열이 일어났다. 올 시즌 오승환에겐 세이브 기회가 제한적. 소위 개점휴업 상태다. 불펜진 균열로 종반 접전 빈도가 낮아졌다.
반면 LG는 세이브 단독 선두(30)로 나선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셋업맨 이동현과 정현욱이 36홀드를 합작하며 홀드 부문 1,3위에 올라 있다. 안지만과 권오준의 부상, 정현욱의 FA 이적과 동시에 불펜의 권력 이동이 삼성에서 LG로 일어난 셈이다.
삼성이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 열에도 1위를 놓치지 않는 이유는 KIA-한화-NC등 약한 3팀을 상대로 확실하게 승리를 챙겼기 때문이다. 최근 NC에 2연패 당하고도 시즌 성적은 9승3패. 하위권 3개팀을 상대로 29승(8패)으로 21승을 더 챙기고 있다. 약체에 강한 삼성이 LG에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면서도 1위를 유지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언제까지 픽셀 경쟁 같은 초정밀 전자 라이벌의 선두 다툼이 이어질 수는 없다. 조만간 한 팀이 치고 나가거나 한 팀이 밀리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5리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팀이 정규시즌 1위를 굳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런 초박빙 구도에서 균형이 깨지면 추세로 연장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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