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특급호텔 결혼식 '무협찬=0원?'
특급호텔 선호 풍토 변화 중
무협찬 개념에 대한 각양각색
SBS 수목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는 소지섭이 거대한 복합쇼핑몰 ‘킹덤’의 사장으로 나온다. 초반부에 등장한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는 킹덤에서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의 결혼식이었다. 결국 결혼식은 무산됐지만 킹덤 사장인 소지섭이 결혼식을 쇼핑몰 홍보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그만큼 스타의 결혼식은 대형 이벤트요, 홍보의 장이다.
톱스타들의 결혼식은 대부분 특급 호텔에서 성대하게 치러진다. 당연히 톱스타의 결혼식을 유치하려는 특급 호텔의 경쟁도 치열하게 진행된다. 그런데 지난 10년 가량의 톱스타 결혼식을 보면 여기에도 하나의 트렌드가 보인다. 마치 유행처럼 시기 별로 톱스타들이 선호하는 특급호텔이 변화하고 있는 것. 지난 수년 동안 최고의 자리는 신라호텔 영빈관이 지키고 있었다.
2006년 강호동을 시작으로 2007년 전도연, 2007년 윤태영 임유진 부부, 2008년 유재석 나경은 부부, 권상우 손태영 부부, 연정훈 한가인 부부, 김윤아 김형규 부부, 2011년 장동건 고소영 부부, 유지태 김효진 부부, 2012년 전도연 등이 신라호텔에서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 외에도 김민, 박은혜, 정태우 등이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결혼했다.
신라호텔은 아무리 유명 톱스타라고 할지라도 협찬을 해주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대신 철저한 보완을 자랑하며 고급스러우면서도 품격 있는 결혼식을 보장한다. 결혼식장이 시내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접근성 등도 좋아 하객들에게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무협찬 결혼식은 흔치 않은 개념이었다. 그렇지만 신라호텔이 톱스타 결혼식의 메카가 되면서 아예 ‘무협찬’ 결혼식을 미리 표방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아예 축의금을 받지 않는 톱스타들의 결혼식도 많다.
보완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필자 역시 몇 차례 톱스타의 결혼식이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치러진다는 첩보를 접하고 취재를 시도했지만 매번 확인이 불가능했다. 그만큼 철저하게 신라호텔 측이 톱스타의 결혼식 관련 보완을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결혼식은 비공개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엄청난 취재진이 결혼식이 열리는 호텔에 몰려든다. 신라호텔의 경우 호텔 객실과 메이크업과 헤어 등을 준비하는 공간에서 결혼식장인 영빈관으로 통하는 별도의 복도가 준비돼 있어 취재진의 시선을 피해 결혼식장까지 갈 수 있는 이동 동선이 마련돼 있다는 부분도 스타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사실 2000년대 초중반 까지만 해도 신라호텔에서 결혼하는 톱스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2000년대 초반까지 톱스타 결혼식의 메카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을 비롯해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 이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의 애스톤 하우스와 제이드 가든은 대표적인 톱스타들의 결혼 공간이었다. 원조 톱스타 부부인 신성일 엄앵란 부부를 필두로 심은하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 부부, 김승우 김남주 부부, 한가인 연정훈 부부, 김지혜 박준형 부부, 션 정혜영 부부 등이 쉐라톤 워커힐에서 결혼한 스타들이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별채 공간인 에스톤 하우스와 야외 결혼식이 가능한 제이드 가든 등이 톱스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철저한 보안은 기본이다. 에스톤 하우스와 제이드 가든은 호텔과 떨어져 있는데 톱스타의 결혼식에선 아예 그곳으로 행하는 길목에서 보안요원들이 청첩장을 확인한 뒤 하객들을 출입시킬 정도다.
김승우 김남주 결혼식은 일반 연예인 결혼식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됐다. 김승우가 쉐라톤 그랜드 호텔 명예 지배인인 터라 그에 적합한 결혼식이 치러진 것. 김승우는 쉐라톤 워커힐 그랜드 호텔에서 촬영한 드라마 '호텔리어'에서 지배인 역할로 출연한 인연으로 명예 지배인이 됐고 그 인연으로 쉐라톤 워커힐 그랜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역사 드라마 <호텔리어>에 출연한 배용준 역시 같은 인연과 자격으로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결혼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2000대 중반 이후 톱스타의 결혼식은 지나치게 신라호텔로 편중되는 분위기가 짙었다. 이에 따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 다른 특급호텔에서의 톱스타 결혼식 사례는 계속 줄어들었다.
2013년 가장 큰 관심을 받고 결혼식을 올린 이병헌 이민정 부부의 결혼식은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최근 몇 년 새의 경향으로 볼 때 최고의 톱스타 부부의 결혼식인 만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의 결혼식이 예상됐지만 이병헌 이민정 부부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선택했다. 항간에선 신라호텔의 무협찬 때문에 이병헌 이민정 부부가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지만 이병헌 이민정 부부는 무협찬 결혼식을 공식 선언해 이 같은 소문을 불식시켰다. 신현준 결혼식이 지난 5월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데 이어 이병헌 이민정 부부까지 같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면서 다시금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톱스타 결혼식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배우 안선영 역시 오는 10월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3살 연하 사업가와 결혼식을 가질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안선영은 가족 친지 등 하객들을 위해 결혼식을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치르기로 하면서 계획이 수정됐다.
또한 최근 가장 핫한 커플 가운데 하나인 지성 이보영 커플이 워커힐 그랜드 호텔 애스톤 하우스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이미 올해 들어 한재석 박솔미 부부, 백지영 정석원 부부 등이 결혼식을 올리며 쉐라톤 워커힐 호텔 톱스타 결혼식 붐을 재점화했고 이번 지성 이보영 결혼식이 확실한 촉매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톱스타들의 결혼식이 지난 몇 년 동안의 신라호텔 전성기를 끝마치고 몇몇 특급호텔의 전국시대로 돌입하는 모양세가 강하다. 그만큼 수면 아래에서 특급호텔 웨딩 담당 팀들의 톱스타 결혼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요즘 톱스타들은 하나 같이 무협찬을 선언하고 있지만 실제로 톱스타들이 전혀 협찬을 받지 않고 결혼식을 올리는 지에 대해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게다가 최근 들어 특급호텔들의 톱스타 결혼식 유치 경쟁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기도 하다.
이를 두고 한 연예관계자는 “결혼식 무협찬의 경우 정말 협찬을 받지 않고 모든 비용을 다 톱스타가 지불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혼식은 식대와 음료대는 기본이고 식장 대관료, 꽃 장식 등 다양한 부대비용을 내야 하는 데 호텔 측이 대부분의 부대비용은 받지 않고 식대 정도만 받는 것을 무협찬이라고 표현한다”라며 “과거에는 톱스타들이 결혼식 경비는 전혀 내지 않으면서 오히려 호텔 측으로부터 상당 금액의 사례비를 받기도 했는데 결혼식은 무료로 진행하고 사례비를 받지 않는 것을 무협찬이라 표현하는 톱스타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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