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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는 민혁당 지하조직중 비공개 혁명조직 등급 명칭"


입력 2013.08.30 14:41 수정 2013.08.30 14:51        김소정 기자

민혁당 출신 인사들 "새롭게 조직된게 아니라 민혁당 계승"

이석기(51) 통합진보당 의원이 지난 5월 경기동부연합이 결성한 지하조직 'RO(Revolutionaary Organization)'로 모임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의 모습. 국가정보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이 의원 사무실과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다음 날인 29일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다. ⓒ연합뉴스

국정원과 검찰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형법상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하면서 밝혀진 ‘RO’가 단체명이 아니라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조직 내 등급 명칭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국정원의 압수수색 영장에 ‘RO산악회’가 명시돼 있었다는 보도에 따라 혁명조직(Revolutionary Organization)으로 해석되는 ‘RO’가 이석기 의원이 주도하는 비밀조직일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선 ‘공안 당국의 표적이 될 수 있는 과격한 의미의 조직명을 쓸 리가 없다’거나 ‘사정당국에서 이 의원의 비밀조직을 쉽게 부르기 위해서 붙인 이름’이라거나 ‘수사 과정에서 제3자가 붙인 이름’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과거 민혁당 출신 인사들은 2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RO는 과거 구 민혁당 시절부터 사용한 이름으로 민혁당 산하 지하조직의 등급을 가리키는 명칭”이라고 말했다.

즉 1990년대 당시 최고 조직이 당 조직인 민혁당이고, 그 아래 18개의 ‘RO’로 불리는 공인된 조직이 있었다는 것이다. 'RO' 아래 외곽조직은 활동가들로 구성된 ‘RMO(혁명대중조직(Revolutionary Mass Organization’라고 불렀다고 한다.

과거 민혁당의 하급조직원으로 활동했던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는 “민혁당 당원은 100명 정도였지만 그 하급조직인 ‘RO'로 분류되는 지하조직은 18개 조직에 총 400여명 정도가 소속돼 있었고, 외곽조직의 활동가들은 3000여명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원광대 89학번으로 법과대학에 입학했다가 1991년 집시법·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투옥됐으며, 이후 한총련 정책위원과 민혁당 외곽 학생조직인 반미구국청년학생동맹 교육팀장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전북대 88학번으로 구 민혁당 출신인 류재길 시대정신 사무처장도 “RO는 민혁당 외곽조직 중 비공개 혁명조직이었다”고 전했다.

민혁당 출신 인사들의 말을 종합해볼 때 ‘RO’는 이 의원이 새롭게 조직한 단체의 이름이 아니라 오히려 민혁당을 계승하는 조직의 성격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과거 민혁당 내 ‘RO’ 등급이 현 지도자가 되었거나 혹은 조직원들이 자신들을 현재 과거 등급 기준에서 ‘RO’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이 의원이 이끌고 있는 조직의 실명이나 그 규모는 아직까지 아무도 모른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국정원은 이 의원이 옛 민혁당 관계자들을 모아 ‘RO’를 결성하고 2004년부터 서울·경기지역에서 정기모임을 가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체포된 통진당 소속인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3명을 비롯해 압수수색 대상이 된 10명 모두 이 조직의 핵심 조직원인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

1989년 NL주사파 계열 운동권인 김영환(서울대 82학번), 하영옥(서울대 82학번), 이석기(한국외대 82학번) 등이 이끈 ‘반제청년동맹’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재건 민혁당의 하부조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서울·경기지역의 수도권위원회, 경남·울산·부산지역을 아우르는 영남위원회, 전북위원회 3개 조직이다.

민혁당 출신 인사들은 “각 조직의 간부 성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민혁당 조직원들은 김일성 사망 당시 자신의 집에 김일성의 초상화를 걸어놓고 추모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국정원이 공개한 녹취록 내용은 물론 이 의원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난 이후 보여온 발언 등 행태를 종합해서 판단해볼 때 이 의원이 여전히 민혁당 재건조직을 유지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녹취록에는 ‘통신시설 및 유류저장시설을 폭파하고 경비인력을 살상하기 위해 총기를 준비하라’는 발언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은 지난해 총선 직후 서울 마포의 한 종교시설에서 가진 모임에서 이 의원이 100여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한 발언으로 전해진다. 또 일부 언론에서 타격 대상이 국가 기간망이 집중된 서울 혜화전화국이라는 내용도 보도됐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과거 민혁당 조직원으로 첫 가입되는 시기가 대개 대학 2~3학년 때였지만 활동 초기부터 조직원들은 ‘정부 타도’나 ‘체제 전복’과 같은 발언을 무수히 했다. 전혀 새로운 발언이 아니다”라면서 “민혁당이 전국의 각 대학별로 만들어놓은 조직은 전투조직이었다. 유사시 무력충돌을 각오한 준군사적 조직으로 교육받았다”고 설명했다.

류 사무처장도 “민혁당 조직원들은 ‘무장 봉기를 해야 한다’ ‘체제를 전복시켜서 북한 중심의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거나 ‘군과 경찰에 우리 세력을 심어야 한다’는 말을 줄곧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의 내용은 이 의원의 조직원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거나 교육을 할 때 무용담처럼 늘어놓은 얘기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동시에 올해 초 한반도가 최고조의 긴장 상태로 치달았을 때 민혁당 재건조직들이 모여 유사시 대응 방침을 정해서 하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녹취록에서 드러난 시점이 통진당 내 부정경선 문제가 불거졌던 시점인 만큼 민혁당 재건조직들이 모여 이 의원과 함께 한반도 정세 토론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이 의원 등이 조직 활동을 위해 북한과 어떤 형태로든지 연계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으로부터 반국가단체로 확정 판정받은 민혁당 사건으로 2003년 징역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특별사면을 받고 가석방된 이 의원이 한번도 전향하지 않은 사실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애국가를 부정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한 이 의원은 민혁당 재건 시도로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도 민혁당을 재건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인물인 만큼 북한과의 연계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과거 북한은 남한에서 이미 드러난 조직과는 다시 손잡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 내 종북 지하조직이 대폭 줄어든 지금 상황에서 민혁당 재건조직이라도 연계해야 할 필요성을 가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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