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딜레마' 민주당 "그건 그거 이건 이거"
<현장>통진당 참석한 촛불집회 '불참'…'물총부대' 등장 눈길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31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국민결의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내란음모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과 관련, “내란음모사건이 있다고 해서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이 덮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의 최대 고민은 통합진보당과 함께 ‘진보진영’으로 묶여 ‘종북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중도성향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져 당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김 대표는 ‘이석기 사태’와 ‘국정원 개혁’을 분명하게 선긋기를 하면서 투쟁의 명분을 세우는데 주력했다.
김 대표는 이어 “종북세력들의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 사건”이라면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통진당 깃발' 올라오자 사라진 민주당
이날 집회엔 당 소속 의원 127명 가운데 98명이 참석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서울역 광장엔 2000여명의 당원과 시민들이 “국정원 개혁”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오후 7시께 진보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국가정보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가 같은 장소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10차 범국민대회’를 열자 민주당 의원들은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시민단체 주축으로 열린 행사지만, 통진당 당기가 휘날렸고, 맨 앞줄엔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통진당 당원들이 섰기 때문이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발길을 돌린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석기 사태 이후 ‘통진당이 참여하는 촛불집회엔 불참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이른바 ‘이정희 역효과’가 패배의 주요원인이었다는 자체 분석을 한 바 있다.
통진당은 이날 촛불집회에서 “박근혜가 책임져라”, “특검으로 진상규명”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앞서 통진당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앞에서 ‘국정원 내란음모 조작, 공안탄압 규탄대회’에서도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음모 혐의는 “날조된 조작”이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엔 난대 없는 ‘물총부대’가 나타나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의원이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인 RO(혁명조직) 조직원들이 나눈 것으로 알려진 회의 녹취록에 나온 '장난감 총 개조' 발언을 두고 국정원의 수사를 풍자한 퍼포먼스였다.
이와 관련, 이정희 대표는 단상에 올라 “(이 의원이) 장난감 총 운운했다고 해서 국정원이 이를 내란음모로 부풀렸다”며 “그래서 총 한 자루라도 찾아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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