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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농락‘ 이청용…대체불가 에이스


입력 2013.09.07 10:45 수정 2013.09.07 11:44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아이티전 그라운드 휘저으며 PK 2개 유도

경기 지배하며 에이스 위력 한껏 과시

이청용이 없는 대표팀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다. ⓒ 연합뉴스

박지성과 이영표가 없는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의 진정한 '에이스'는 누구일까.

'떠오르는 대세' 손흥민이나, '홍명보의 페르소나' 홍정호, '캡틴구' 구자철 등이 있지만 정답은 역시 이청용이다. 이청용은 부상으로 1년 가까이 공백기가 있었다. A매치에서 골맛을 본 지도 오래됐다. 소속팀(볼턴)도 2년째 1부가 아닌 2부리그에 머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청용을 국가대표팀 에이스라 부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분명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이청용을 대체할 선수는 없다. 이청용은 처음 A대표팀에 승선한 2008년 이후 4명의 감독을 거치는 동안 부상을 제외하면 한 번도 흔들림 없이 주전 자리를 굳히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표팀에서 기성용이나 박주영, 손흥민, 정성룡 같은 선수들도 필요하다면 대체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청용이 없는 대표팀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다.

직접 골을 넣지 않아도, 굳이 화려한 발재간을 부리지 않아도 자신의 능력과 스타일로 흐름을 바꾸고 지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박지성이 은퇴한 이후 대표팀에서 이 정도의 존재감을 지닌 선수는 이청용이 유일하다. 아이티전에서도 이청용 존재감은 어김없이 빛을 발했다. 아이티의 거센 반격에 의외로 고전하며 전반을 1-1로 마친 대표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청용을 교체투입하며 흐름을 단숨에 바꿨다.

이청용은 예리한 공간침투와 돌파로 아이티의 측면 수비를 교란하며 두 차례나 직접 PK를 유도했다. 구자철과 이근호는 이청용 힘으로 얻어낸 PK를 성공시키며 오랜만에 대표팀에서 골맛을 봤다. 후반 27분 손흥민의 4번째 골도 시작은 이청용의 발끝이었다. 이청용은 개인 드리블 돌파 후 이근호에게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연결, 손흥민 골에 기여했다. 직간접적으로 후반 한국이 터뜨린 3골 모두 이청용이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골이었다. 본인 득점 없이도 단 45분의 활약만으로 경기장을 지배한 이청용의 위력은 왜 그가 국가대표팀 부동의 에이스인지는 실감하게 했다.

이청용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찬사와 애증으로 갈린다. 한국축구에도 이청용같이 개인능력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걸출한 테크니션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고, 아쉬움은 그러한 선수가 고작 잉글랜드 2부리그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여름, 불의의 부상이 아니었다면 이청용의 위상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소속팀 볼턴도 에이스를 잃고 강등되는 아픔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도 이청용은 젊지만 부상이 없었다면 얼마나 더 무서운 선수로 성장했을지 알 수 없다.

2014 브라질월드컵은 이청용 축구인생에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는 기회다. 더 이상 부상 악몽 없이 지금의 기량을 잘 유지해 월드컵에서 맹활약한다면, 내년에도 26세에 불과한 이청용은 더 큰 무대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의 성장을 위해서도 에이스 이청용의 건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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