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 후 가격 후…빗나간 열기 ‘비매너 점철’
상대선수 뒤통수 때리고..헬멧 강타 이후 격정 세리머니
선수 대 선수-팬 대 선수, 상대 존중도 스포츠정신 일부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1위 전쟁이 '너무‘ 치열하다.
7~8일에 걸쳐 잠실구장서 열린 2연전에서 1승씩 주고받은 가운데 LG가 삼성에 1게임차 앞선 박빙의 선두다. 여기에 3-4위권 두산과 넥센마저 1위와 불과 3게임차 내에 있다. 시즌 막바지까지 1위를 예측할 수 없는, 팬들에겐 그야말로 즐거운 구도다.
하지만 흥미진진해야 할 명승부 이면에 빗나간 경쟁의식이 초래한 ‘매너’논란은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7일 LG전 승리투수였던 삼성 배영수는 경기장 밖에 LG팬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팬으로부터 봉변을 당했다. 운동장을 빠져나와 구단 버스로 이동하던 배영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가격한 것.
이 사건은 당시 현장을 목격한 다른 팬들에 의해 온라인상에 일파만파 퍼졌다. 배영수도 이튿날 취재진 질문에 당시 상황이 사실이었음을 밝혔다. 배영수는 “왜 때렸냐고 물었더니 ‘파이팅하라는 의미에서 그랬다’고 하더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피해자 배영수가 대응을 자제해 더 이상 사건이 커지지는 않았지만, 사실 이것은 해프닝 정도로 안이하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었다. 그 상황에서 가해자가 악의적인 의도로 위해를 가하려 했다면, 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빙자한 빗나간 팬심도 문제다. 프로선수는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일뿐, 팬이라고 해서 함부로 대해도 되는 갑을관계가 아니다. 상대팀 선수라고 해서 모욕을 느낄 만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은 팬심으로 미화될 수 없는 '인성의 결함'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심지어 가해자뿐만 아니라, 당시 주변에 있던 몇몇 팬들은 배영수가 맞는 모습을 보고도 만류하기는커녕 오히려 '낄낄' 웃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팬들은 야구문화 수준을 떨어뜨리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 이미지에도 먹칠을 하는 불청객이다.
공교롭게도 하루 뒤인 8일 경기에서도 사건이 발생했다. 전날 해프닝과는 별개의 사안. 이번에는 경기 중 그라운드에서 발생했다. 가뜩이나 예민한 분위기에 도화선이 됐다.
LG 선발 리즈가 6회초 제구가 되지 않은 강속구를 던졌고, 이는 삼성 타자 배영섭 헬멧을 강타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리즈의 시속 155km 강속구에 맞은 배영섭은 일어나지 못했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삼성 역시 특별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잠시 후 이어진 리즈의 세리머니가 문제였다. 6회초 위기에서 3타자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마친 리즈는 격정적 세리머니를 펼친 것. 게다가 7회는 박석민에게 또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시작했다.
이어진 7회말에는 삼성 안지만이 LG 정성훈 등 뒤로 가는 공을 던지자 정성훈이 마운드로 걸어가려는 동작을 취해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할 위기도 있었다. 경기는 LG 승리로 끝났지만 자칫 양팀 모두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리즈는 경기 후 "고의가 아니었다. 배영섭에게 미안하다"고 사과의사를 밝혔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배영섭이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과열된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모습이었다. 배영섭은 정밀 진단 결과 다행히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에서는 치열하게 승부를 겨뤄야하는 경쟁자지만, 상대에 대한 존중도 스포츠정신의 일부다. 선수 대 선수, 선수 대 팬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흥미진진해야할 선두경쟁의 열기가 빗나간 매너논란으로 훼손되어서는 곤란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