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발탁 후 사과' 선후 바뀐 기성용 길들이기
홍명보 최후통첩 “최강희 감독 직접 찾아가 사죄하라”
사실상 강제적 사과 명령..과연 진정성 있는 걸까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기성용(24·선덜랜드)의 대표팀 복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대표팀에서 퇴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성용은 지난 7월 SNS를 통해 최강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조롱하는 글을 남긴 사실이 공개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기성용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엄중경고 조치에 그쳤을 뿐 별도의 징계는 내리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말리와의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기성용을 발탁했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발탁. 하지만 기성용의 대표팀 복귀를 둘러싼 여론은 여전히 곱지 않다. 기성용은 SNS파문을 일으킨 뒤 에이전트를 통해 한 장짜리 사과문을 배포하는데 그쳤고, 이후로는 더 이상의 입장표명이 없었다.
기성용의 대표팀 복귀에 대한 찬반여론이 아직 분분한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 감싸기’라는 세간의 여론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최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딤회에서 기성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대표팀 복귀 이전에 '진심어린 사과가 우선'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홍명보 감독이 제시한 기성용의 사과 방식은 논란의 당사자인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죄하라는 것이다. 만일 기성용의 행동이 진정성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대표팀에 합류시키지 않고 바로 영국으로 곧바로 돌려보낼 수도 있다는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발언에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린다. 이미 국가대표팀에 발탁한 상태에서 기성용에게 다시 사과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결국 태극마크를 달기위한 조건부 사과가 되기 때문에 진정성이 떨어져 보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기성용이 진심으로 최강희 감독과 팬들에게 사죄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면 비록 멀리 떨어진 영국에 있었더라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 지금껏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홍명보 감독의 말 한마디로 입장을 바꿔 사과를 한다면 그것 또한 새로운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일의 선후가 뒤바뀌었다는 아쉬움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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