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교류 확대 움직임…평양~베이징 열차 재개
이란 존중하며 美 비판 수위 상향… "주권 침해 규탄"
신형 구축함 '최현호' 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또 진행
트럼프 31일 베이징행… 한반도 정세 중대 분수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상으로 참관한 가운데 지난 10일 구축함 최현호에서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함께 화상으로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중동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의 대외 행보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연합훈련 '자유의방패'(프리덤실드·FS)를 겨냥한 무력시위와 중동 정세를 둘러싼 대미 비판 메시지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부각하고 군사 행동을 병행하는 것은 미중 정상외교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유지되도록 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문제가 미중 협의에서 계속 다뤄질 경우 북한은 제재 완화나 체제 안전 보장 문제 등에서 협상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과 중국은 최근 조중 우호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조선노동당 총비서 재추대를 축하해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답전을 보내 사의를 전하고 북중 간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총비서 명의로 발송한 답전에서 "공동의 사회주의 위업을 전진시키는 길에서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협력이 앞으로 더욱 긴밀해지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북중 교류 활성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북한 평양과 중국 베이징을 오가는 국제열차 운행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6년 만인 12일 재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간 여객열차 운행의 재개로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열차 운행 정상화는 관광객 이동을 포함한 북중 간 인적 교류 확대의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장기간 국경을 봉쇄해온 북한 입장에서 중국은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교역 파트너로 꼽혀왔다. 또 중국은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대북 제재와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이란 등 반미 성향 국가들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을 외교적 완충지로 활용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함대지(해상 대 지상) 전략순항미사일 등 군사적 실체를 과시하며 정권 교체 시도에 대한 억지력을 증명하고 대외 협상에서의 전략적 입지를 유지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대(對)중 밀착 행보와 대조적으로 북한은 미국을 향해선 고강도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북한은 중동 전쟁 이후 취역을 앞둔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여러 차례 진행하며 해상 기반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첫 시험발사 당시 현장을 직접 참관했으며, 이후 FS 연습 기간 중 이뤄진 추가 시험발사는 화상으로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실험발사에서 순항미사일들은 1만 116초(168분 36초)~1만 138초(168분 58초)간 설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비행해 개별 섬 목표들을 타격했다.
FS 연습은 지난 9일부터 진행 중으로, 최현호의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지난 4일에 이어 약 일주일만에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쟁 억제력의 구성 요소들은 지금 계속 효과적으로, 가속적으로 매우 정교한 작전 운용 체계에 망라되고 있으며 국가 핵무력은 다각적인 운용 단계로 이행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도 미국의 군사 행동을 강하게 비판하며 반미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과의 협력 강화, 군사 행동, 외교 담화를 동시에 병행하며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고 향후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전날 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이란 정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은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란 새 최고 지도자로 선출된 데 대해 "이란 인민의 권리와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에 엄중한 우려를 표시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대변인은 "해당 나라의 정치 제도와 영토 완정을 침해하고 내정에 간섭하며 체제 전복 기도를 공공연히 제창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수사적 위협과 군사적 행동은 그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으며 전세계의 규탄과 배격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외교가는 이달 말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행보에 그 어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중 정상외교 국면에서 거론될 수 있는 북미 대화 가능성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당초 상하이 등 다른 도시 방문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일정과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해 베이징에만 머무르는 일정으로 조율되는 분위기다. 미국 측 선발대가 이미 베이징에 도착해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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