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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틴 60호 홈런…일본 역대 최고의 가성비?


입력 2013.10.05 09:45 수정 2013.10.05 09:5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홈런 역사 신기록에도 불구, 저렴한 연봉

올 초 3년 계약 맺으며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

시즌 60홈런을 터뜨린 발렌틴. ⓒ 연합뉴스

괴력의 강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텐(29·야쿠르트)이 결국 60홈런 고지를 밟았다.

발렌틴은 4일 메이지진구구장에서 벌어진 ‘2013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서 0-2로 뒤지던 6회 2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랜디 메신저의 직구를 밀어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3경기 만에 홈런을 추가한 발렌틴은 아시아 최초로 60홈런을 터뜨린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프로야구 최다 홈런은 2003년 이승엽의 56개이며, 일본에서는 오 사다하루 등 3명의 선수가 55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발렌틴의 기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바로 오레스테스 데스트라데(전 세이부) 이후 21년 만에 3년 연속 홈런왕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발렌틴이다.

그동안 일본 프로야구서 홈런왕을 수차례 차지한 선수들은 많았다. 하지만 3년은 물론 2년 연속 홈런왕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용병으로 일컬어지던 한신의 랜디 바스도 1985년과 1986년 2년 연속이 최다 기록이다. 55홈런 기록 보유자 터피 로즈(전 긴테쓰 및 요미우리)는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넘나들며 4회 홈런왕에 올랐지만 3년 연속으로는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세이부의 거포 나카무라 다케야가 지난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지만 올 시즌 부상 등의 이유로 4홈런에 그치고 있어 연속 타이틀 획득이 물건너간 상황이다.

또한 발렌틴은 이변이 없는 한 센트럴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할 전망이다. 이는 보수적인 일본 야구에서 2009년 알렉스 라미레즈(요미우리) 이후 4년 만에 나오게 되는 외국인 선수의 수상이다.

그렇다고 발렌틴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의 대기록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크게 주목하는 부분 중 하나다. 과거 시애틀과 신시내티에서 뛰었던 그는 빅리그에 연착륙하지 못한 채 일본으로 방향을 틀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항간에는 그가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다. 다름 아닌 올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야쿠르트와 3년 재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연봉 역시 60홈런 타자와는 거리가 먼 95만 달러(약 11억원)에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홈런왕을 차지했던 대부분의 선수들은 초고액 연봉을 보장받았다. 이는 로즈와 타이론 우즈, 라미레즈, 알렉스 카브레라 등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섣불리 낮은 액수에 재계약하는 바람에 역대급 가성비(가격대 성능비) 선수로 기억될 발렌틴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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