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한 핏줄” 안현수 금메달에 한국 팬들 열렬한 지지
월드컵 2차대회 500m 결승 금메달 획득
녹슬지 않은 기량에 국적 초월해 박수갈채
귀화 이유야 어찌 됐든 안현수(28·빅토르 안)는 여전히 한 핏줄이었다.
한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가 귀화 이후 고국에서 처음 치른 월드컵 대회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안현수는 5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14 삼성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셋째 날 500m 결승에서 40초 764의 기록으로 중국의 위다징(40초 938)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인 박세영은 42초 301로 3위에 머물렀다.
예선부터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여유롭게 결승까지 오른 안현수는 과거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 종목 가장 강력한 경쟁자 찰스 해믈린(캐나다)이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지면서 안현수는 한결 수월하게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다.
특히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은 안현수를 향한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로 변함없는 사랑을 드러냈다. 중국이나 캐나다보다는 이왕이면 러시아를 응원했다. 안현수를 여전히 한 핏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현수가 비록 러시아로 귀화한 선수이지만 중국 선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6일에는 더욱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남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열린 시상식에서 한국 쇼트트랙 전설이자 안현수의 대선배인 김동성과의 극적인 만남이 이뤄진 것.
시상자로 나선 김동성은 은메달을 따낸 안현수에게 메달을 수여한 뒤 포옹을 나눴다. 둘은 흐뭇하게 웃으며 잠시 인사를 건넸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가슴 뭉클한 순간을 만끽했다.
둘의 인연은 남다르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올림픽 때 김동성의 팀의 리더이자 간판스타로 안현수는 막내로 함께 했다. 안현수에게 김동성은 롤 모델이었다. 짧지만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한편, 안현수는 남자 1500m 경기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면서 개인 전 종목 메달을 획득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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