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무게, 두산 짓눌렀다
박병호, 솔로홈런으로 두산 마운드 압박
두산, 김현수 가을 징크스에 또 울어
넥센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에는 '홈런왕' 박병호를 중심으로 한 클린업트리오의 무게가 있었다.
넥센은 8일 목동구장서 벌어진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터진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에 4-3 승리하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넥센은 1회말 2점을 내고도 곧바로 두산에 2회초 2점을 내주며 초반 기선 제압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솔로홈런을 친 박병호를 앞세운 넥센의 클린업트리오는 두산을 압박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는 '박병호 시리즈'라고 불릴 정도로 박병호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때문에 두산은 1회말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박병호와 정면 승부를 피했다.
3회말 두 번째 타석과 6회말 세 번째 타석 모두 볼넷으로 내보냈다. 3회말은 대놓고 고의사구였고 6회말은 고의사구까지는 아니었지만 정면 승부를 걸지 않았다. 8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냈을 뿐이었다.
박병호, 단 한 명의 타자가 주는 중압감은 클린업트리오 3명이 주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결국, 박병호의 무게 때문에 두산은 9회말 이택근에게 정면 승부를 걸 수밖에 없었다.
9회말 2사 2,3루 상황이라면 평소 같으면 이택근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으면서 1루를 채웠겠지만, 그 다음 타자가 박병호였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고 이닝을 마쳐야 했다.
이택근은 바로 이 점을 노리고 4구째를 공략해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 다음 타자가 박병호가 아니었다면 이택근의 끝내기 안타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에 비해 두산의 클린업트리오는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홍성흔만이 안타 하나를 기록했을 뿐 4번 타자 김현수는 다시 한 번 가을야구 징크스를 절감하며 침묵했다. 3번 타자 자리는 민병헌이 먼저 나왔으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대타 최주환 역시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두산 클린업트리오 무게감이 박병호 하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었다.
두산에서는 정수빈이 4타수 4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클린업트리오 무게감에서 앞선 넥센이 승리를 가져간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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