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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억 실종’ 다저스…그래도 WS 우승 가능?


입력 2013.10.09 11:55 수정 2013.10.10 10:2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켐프-베켓 등 고액연봉자 줄 부상으로 아웃

대체자들의 활약 눈 부시지만 약점도 뚜렷

부상자들이 속출한 가운데 매팅리 감독이 다저스를 우승으로 이끌지 관심이 모아진다. ⓒ 연합뉴스

총 8개 팀이 맞붙은 양대 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LA 다저스가 가장 먼저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다저스는 8일(이하 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애틀랜타와의 홈 4차전에서 8회말 유리베의 홈런이 터지며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먼저 3승을 거둔 다저스는 애틀랜타를 꺾고 지난 2009년에 이어 4년 만에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당시 다저스는 필라델피아에 1승 4패로 밀려 월드시리즈까지 나서는 데는 실패한 바 있다. 다저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진출은 25년 전인 지난 1988년이며 오렐 허샤이저의 역투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전 매직 존슨 공동 구단주는 “올 시즌 다저스는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부터 스타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고액 연봉자인 애드리언 곤잘레스, 칼 크로포드, 조시 베켓, 헨리 라미레즈 등을 트레이드로 영입한데 이어 올 시즌에는 FA 잭 그레인키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류현진을 데려오기도 했다.

실제로 다저스의 올 시즌 페이롤은 2억 2312만 달러를 기록, 뉴욕 양키스(2억 2810만 달러)와 함께 2억 달러를 돌파한 유이한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총 연봉이 9760만 달러(14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일단 다저스는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1관문을 통과했다. 류현진의 말처럼 앞으로 두 번 더 샴페인을 터뜨리면 대망의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이고 변수가 많은 야구의 특성상 우승은 쉽게 점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게다가 다저스는 주축 선수들의 대부분이 1~2년 내에 모인 급조된 전력이기 때문이다.

물론 디비전시리즈 4경기에서 약점보다는 강점이 부각된 다저스다. 라미레즈-곤잘레스-푸이그로 구성된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애틀랜타의 견고한 마운드에 폭격을 가했고, 후안 유리베 등이 깜짝쇼를 펼친 하위타선의 힘도 강하게 느껴졌다.

마운드 역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그레인키 콤비가 든든히 버티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류현진이 아쉽게 부진한데 이어 중간계투진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점은 다저스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타선에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안드레 이디어와 마이클 영 외에 쓸만한 대타카드가 없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다저스가 부상 선수 없이 정상 가동됐다면 지금보다 더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했을 거란 목소리도 있다. 6명의 고액 연봉자들이 줄부상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 지금의 약점이 그대로 노출된 다저스다.

먼저 팀 내 연봉 공동 2위인 맷 켐프(2000만 달러)의 공백이 너무도 아쉽다. 켐프는 시즌 막판 팀에 복귀해 타선에 힘을 싣는 듯 보였지만 어깨 수술이 결정돼 이번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2011년 타율 0.324 39홈런 126타점 40도루를 기록한 켐프는 팀의 리더 역할을 담당해왔다.

선발진도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커쇼를 4차전에 등판시켰던 무리수는 볼 수 없었을 수도 있다. 커쇼와 함께 팀의 미래로 기대를 모은 채드 빌링슬리(연봉 1100만 달러)와 월드시리즈 우승경험을 갖춘 베테랑 조시 베켓(연봉 1575만 달러)은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해 재활에 힘쓰고 있다.

매팅리 감독이 가장 큰 불안요소로 여기는 불펜도 마찬가지다. 마무리 또는 셋업맨 역할을 해줘야할 카를로스 마몰(연봉 980만 달러)과 브랜든 리그(450만 달러), 그리고 롱릴리프가 가능했던 에딘슨 볼케즈(572만 달러)는 모두 포스트시즌 로스터에서 탈락했다. 우승 및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이들 6명의 몸값만 무려 6677만 달러(약 720억 원)에 달한다.

그렇다고 다저스의 전력이 약한 것만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저연봉 선수들이 이들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 시즌 투타에서 크게 활약한 류현진(333만 달러)과 야시엘 푸이그(371만 달러)는 빌링슬링와 켐프의 공백을 잊게 했고, 새로운 마무리 켄리 젠슨(51만 달러)은 올 시즌 다저스가 배출한 최고의 신데렐라로 꼽힌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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