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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본즈’ 박병호…광활한 잠실서도 위압감?


입력 2013.10.11 09:41 수정 2013.10.11 09:53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시즌 37홈런 중 22개를 목동서 몰아쳐

상대적으로 규모 큰 잠실서는 다소 부진

'목동 본즈'가 잠실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 넥센 히어로즈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서 홈런왕의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서 먼저 2승을 거둔 넥센이 올 시즌 37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킹에 오른 박병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2경기에서의 타율이 0.200(5타수 1안타)에 그친다. 하지만 1개의 안타가 하필이면 포스트시즌 첫 타석 터진 홈런포였다. 이후 두산의 투수진은 스스로 꼬리를 내렸다.

두산의 1차전 선발이었던 니퍼트는 박병호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이후 타석에서 각각 고의4구와 볼넷으로 승부를 피했다. 2차전에 마운드에 올랐던 유희관은 그래도 승부를 펼쳤다. 세 차례 맞붙어 모두 범타로 처리한 것. 그러나 이후 투수들은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박병호와 맞붙길 꺼려했다.

때문에 박병호는 출루율 0.556을 기록 중이며 장타율은 무려 0.800에 달한다. 현대 야구에서 중시되는 기록 중 하나인 OPS는 1.356까지 치솟았다. 박병호의 올 시즌 OPS가 1.039(1위)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넥센은 잠실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1승을 거두기 위한 3차전에 돌입한다. 넥센의 키플레이어는 여전히 박병호다. 그가 타석에서 얼마나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득점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소가 목동이 아닌 잠실이라는 점이 변수다. 박병호는 목동 구장에서 타율 0.311 22홈런 65타점을 기록, 홈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홈런에서 큰 수혜를 입어 ‘목동 본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좌우 펜스 거리가 짧은 목동은 대표적인 타자친화구장이다.

그렇다면 잠실에서의 성적은 어땠을까. 타율은 0.316로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홈런이 단 1개에 그쳐 구장 상황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박병호가 잠실 구장에서 약하다는 점은 통산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박병호는 데뷔 후 지금까지 목동에서 657타석에 들어섰고 40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반면 잠실에서는 LG 시절을 포함해 647타석동안 21개의 홈런을 터뜨리는데 그쳤다. 즉, 목동에서는 홈런이 된 타구가 넓은 외야의 잠실에서는 플라이볼 또는 2루타로 둔갑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상대가 두산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 시즌 박병호는 두산을 상대로 타율 0.400 5홈런 21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시즌 막판 페넌트레이스에서는 1경기 3홈런으로 두산을 공포에 빠뜨리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출루율이 0.560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박병호가 두산에 만큼은 배리 본즈급의 공포를 안겨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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