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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 '포스트 이케아'를 준비하자


입력 2013.10.11 15:24 수정 2013.10.12 00:27        데일리안=김영진 기자

<기자의눈> 뉴욕서 이케아 이미 '지는 해'...'웨스트 엘름' 성공요인 분석 필요

내년말 경기도 광명에 들어서는 이케아 광명점 조감도 ⓒ이케아코리아
지난달 미국 뉴욕에 잠시 머물 기회가 있었다. 뉴욕 맨해튼은 미술, 패션, 음식, 인종 등 전 세계 모든 분야의 총집결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곳이니만큼 전 세계 다양한 브랜드들의 흥망성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시이기도 했다.

그중 가구 및 홈 퍼니싱 브랜드인 '웨스트 엘름(West Elm)' 매장을 방문한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

미국 최대 인테리어 회사인 윌리엄 소노마그룹이 2002년 런칭한 '웨스트 엘름'은 이케아와 같은 '맥도날드화'된 가구를 거부하고 또 부모세대가 좋아할 법한 클래식한 스타일도 거부하는, 도시생활 공간에 어울리는 모던하고 감각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하는 20~30대를 겨냥한 브랜드였다.

즉, 웨스트 엘름은 이케아에 싫증을 낼 법하고 거기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고객들을 겨냥한 브랜드였다.

매장안 가구 및 인테리어 제품들은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고, 또 다양하면서도 일관된 디자인을 완성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가격이 매우 착했다.

산업부 김영진 기자
내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 이케아는 이미 뉴욕에서 '지는 해'였고 '떨이 장사'를 하러 오는 것으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특히 누가 누구의 것을 카피했는지 알 수 없지만 웨스트 엘름 제품과 우리나라 한샘이나 리바트, 까사미아 제품들과의 디자인 유사성이 너무 짙었다.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한다고 가구업계가 호들갑이다. 뒤늦게 대형 매장을 내고 가격을 낮추고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미 10년 전부터 뉴욕에서 이케아는 지는 해였으며, 이케아를 넘어서려는 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났다.

우리나라의 가구업체들은 이케아를 겁먹기보다 오히려 웨스트 엘름을 주의깊게 분석해 보는 건 어떨까 한다.

이케아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뭐가 있는지, 어떤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고, 그들이 선호할만한 디자인은 뭐가 있을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디자인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가구업계는 이제부터라도 '이케아 따라하기'를 넘어서는 '포스트 이케아'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조언하고 싶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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