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에 왕관 뺏긴 '상속자들' 김은숙 마법은 언제?
하이틴, 중견배우 싹쓸이 속 시청률 부진
캐릭터 소개-늘어지는 극전개로 빈축
슬로우 스타터 김은숙 작가가 이번에는 너무 늘어지는 전개로 빈축을 사고 있다. 역시나 볼 배우들은 있어도 볼 극 전개는 없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 방송 3주차가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본격적인 극전개를 앞둔 듯, 캐릭터 소개에 그치는 분위기다. 얼마만큼의 부자고, 누가 어떤 집안 자제고, 그래서 누가누가 중요 인물이고... 이 것이 6회나 걸쳐 방송된 '상속자들'이다.
여전히 인물 설명에다 길고 긴 배경 설명에다 일부 연기자들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로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물론 김은숙 작가의 특유 초반 늘어지는 전개나 시청률 부진은 매번 반복되는 분위기지만 이번 만큼은 워낙 화제리에 방송을 시작한 만큼 보다 빠르고 숨을 멎게하는 멜로를 기다리는 분위기 속에서 애타고 있는 모양새다.
이제 겨우 차은상(박신혜)과 김탄(이민호)이 제국고로 전학을 가게 되면서 '상속자들' 인물들과의 갈등을 예고하고 나섰다. 최영도(김우빈)와 김탄의 극에 치닫고 있는 갈등 설정 속에서도 물에 담글 듯 담그지 않는 발처럼, 미적지근한 신경전이 그려져 아쉬움을 더했다.
주요 등장인물 역시 산말할 정도로 많아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는 점으로 꼽히고 있다. 전작들이 하지원 현빈 등 주요 투톱 위주의 극전개라면 이번에는 '학교'라는 배경적 한계도 있지만 누가 누구인지, 무슨 관계인지 이해하는데만 오랜시간이 필요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상속자들 인물 관계도'가 등장하지 않나, 첫회를 놓친 시청자들을 잡기 어려운 사극처럼 중간 시청자 유입이 어려운 드라마가 된 분위기다.
로맨틱 코미디, 청순 멜로 등 장르의 경우, 굳이 인물관계도나 작품에 대해 지식을 요하지 않는 '킬러 분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굳이 어려운 드라마가 된 것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에 반해 정통 멜로를 표방한 KBS2 '비밀'은 오히려 '주군의 태양'에 가려 시청률 빛도 못봤지만 종영 이후 중간에 합류한 시청자층을 확고히 하며 매회 자체최고를 갈아치우고 있는 형국이다.
대세 스타들을 싹쓸었다는 불만 속 '시청률 제왕' 김은숙 신작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어느때 보다 하늘을 찔렀다. 등장하는 배우들 역시 '목에 힘 좀 주고' 촬영장에 등장할 정도다. 시청자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에 집중하고 충성하는 '고정' 팬층은 과연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화려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한 분위기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많은 스타급, 이슈급 스타들을 모두 모아두고 지성-황정음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물론 이민호 김우빈 박신혜 박형식 등 연기력이 기대이상이라는 평을 얻고 있는데다 극의 초반인 점, 김은숙 작가의 잠재된 필력 등을 보면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다. 또한 여기에 신데렐라 설정은 여성 시청자들의 대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차은상과 김탄의 러브라인은 본격화될 전망으로, 최영도 역시 이들 사이에서 여심을 사로잡는 멜로를 그려낼 전망이다.
다음주면 극의 절반으로 치닫는다. 캐릭터 설명으로 초반을 다 보냈다면 이젠 정말 김은숙 작가의 필력이 폭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속자들'은 화보가 아닌 드라마 아닌가. 더욱이 OST나 PPL만 인기를 얻어서야 되겠나.
'아주 섹시하고 사악한 격정 하이틴 로맨스'는 언제쯤 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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